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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환석한의사 Jun 08. 2020

우리 몸에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어혈

날씨가 따뜻해지면 그만큼 외출을 할 일이 늘어나고 운전대를 잡을 일도 많아지게 된다 그래서 봄에는 교통사고 환자들이 늘어나기도 하는데 작은 사고라 할지라도 괜찮겠지 하며 그냥 두고 방치하면 꼭 후유증과 같은 문제가 터지곤 한다 이렇게 교통사고 이후 x-ray 같은 영상 장비에는 크게 이상 소견이 없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몸에 불편함이 생기면 우리는 " 어혈 "이라는 것에 주목을 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넘어지거나 떨어지거나 물건에 부딪치는 등의 외상에 있어서 며칠 쉬면 불편이나 통증이 자연스럽게 수그러들기 나름이지만 옛말에 골병든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불편함이 오래가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어혈이 문제가 된다

한의원에 가면 어혈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 볼 수 있다 이걸 풀어야 한다는데 도대체 어혈은 무엇이고 어떻게 푼다는 말일까?

어혈은 쉽게 이야기하자면 국소적으로 혈액의 흐름이 막히고 정체되는 것이다 제대로 돌아야 할 피가 한 곳에 쌓인다는 말인데 조직 틈, 경맥, 기관 등에 쌓이면서 제대로 배출, 제거되지 못하는 경우에 어혈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마디로 막히고 순환되지 못하는 나쁜 피고 탁해져 제대로 된 기능을 못하는 피가 바로 어혈인 것이다

어혈은 앞서 이야기한 타박상 등에서만 발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수술 같은 외상, 감염, 염증, 면역반응 등 다양한 원인에서 나타나게 되며 심지어는 음식과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인 문제로도 어혈은 나타날 수 있는데 무척 다양한 증상을 발생시킨다

■어혈로 발생되는 증상


보통 어혈이 발생되면 쌓이고 막은 부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통증이 한 부위에서 고정적으로 나타나거나 쑤시고 쿡쿡 찌르는 듯한 불쾌하고 아픈 느낌이 나타나게 된다 이밖에 자궁 출혈 등의 여성질환이나 코피, 토혈, 혈뇨 등의 출혈 증상이나 종괴가 나타나기도 하며 두통이나 어지러움증, 기면, 불면, 불안 등 정신적인 문제를 보이기도 한다

어혈은 육음을 비롯해 희노우사비공경 칠정과 타박 등의 외상까지 혈액순환을 교란시키고 혈이 맺히고 엉겨 병리적인 산물이 만들어지며 생긴다 현대사회에 들어 한의학 용어인 " 어혈 " 은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옛날 말 타고 전쟁과 농사부터 시작해 워낙 몸 쓰는 일이 많았다 보니 이런 어혈에 대한 연구가 많았고 그만큼 다양한 처방들이 존재했다 현대사회에서는 어떤가 옛 보다 몸 쓰는 일은 적어졌지만 반대로 교통사고나 정신적인 스트레스, 성인병과 같은 대사성질환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어혈에 대해 알아두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어혈을 개선할 땐 어떻게 처방을 하는가?

한방에서 혈이 맺히고 기가 엉기는 어혈 증상이 나타나면 다양한 처방이 있겠지만 그중 한 번쯤은 들어 봤을 약재가 들어가는 명 처방이 있다

바로 " 당귀수산 "이다 이 처방은 참 다양하고 많이 사용되는 처방 중 하나인데 앞서 다양한 원인으로부터 나타나는 병리적인 산물인 어혈을 풀어주는데 이용이 된다

외상으로 인해 조직 내로 들어가 쌓이고 순환을 막은 혈, 충격으로 인해 기혈 순환에 소통 방해가 생기거나 조직들에 영양 공급이 정상적이지 않을 때 당귀미, 홍화, 적작약, 오약, 향부자, 계지, 소목, 도인, 감초로 구성되어 있는 처방이 바로 당귀수산이다 한마디로 혈을 고르고 잘 돌게 하고 보혈한다 당귀란 이름이 재미난 게 바로 여기에 있다


당귀는 마땅히 돌아와야 할 곳에 돌아온다라는 뜻을 가진 약재다 기혈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다라는 뜻이기도 하고 옛날 전쟁터에 나가던 남편에게 부인이 품 속에 넣어주던 약재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기도 한다 결국 한마디로 피를 돕는 보혈, 순환을 돕는 활혈 작용 등을 가지고 있다

이 한약재는 우리 주위에 친숙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쌈 채소에 잎을 쓰기도 하고 다양한 보양식에 넣어 먹기도 하며 심지어는 향이 좋아 차로 마시기까지 한다 특유의 단내가 나고 향을 가진 당귀는 따뜻한 성질이 기혈을 소통시키고 단맛으로 보하며 살짝 맵고 쓴맛은 기혈의 순환을 도우니 주위에 가까이 있고 실 생활에 깊숙이 다가온 약재가 우리 건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어혈을 푸는데 좋다는 처방도 사상의학적인 관점에서는 살짝 부족함을 이야기하곤 한다

체질에 따른 작용기전의 차이 때문인데 태어날 때부터 가진 장부의 대소로 인해 간대폐소한 태음인, 폐대간소한 태양인, 신대비소한 소음인, 비대신소한 소양인과 같은 각각 다른 4가지 체질을 타고나는 만큼 어울리는 약재가 다르다는 것으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당귀수산도 마찬가지다 이를 사용하되 환자가 가진 체질적인 특성에 따라서 약재를 가미함으로써 어혈을 제거하고 체질 개선을 꾀할 수 있다 물론 한약적인 처방으로 부족함이 따를 때는 침, 부항 등 다양한 부분들을 살펴볼 수 있겠다

의학 기술이 발달한 현대 양방에 있는 영상장비로 다양한 병들을 진단할 수 있다지만 어혈은 실질적으로 눈에 보기가 힘들다 하지만 맨들이 손상되고 기혈이 제대로 돌지 못하고 혈류가 정체되니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고 괴로운데 그냥 둘 것인가? 내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인지 했다면 한 번쯤 이런 어혈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찾아보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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