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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환석한의사 Jun 04. 2020

목 이물감과 함께 찾아온 매핵기

낯선 것을 대하는 자세는

말하고 숨 쉬고 음식을 넘기는데 어느 부위가 중요할까? 입과 코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목은 어떠한가? 우리 신체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졌고 무거운 머리를 항상 떠받들고 있어야 하는 이 부위는 앞서 말한 일들에 있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당 부위에 불편함이 생기면 삶이 참 괴롭다.


특히 무언가 걸린듯한 이물감을 느낀다면 어떨까. 처음엔 낯선 느낌에 이게 뭔가 싶어서 침도 삼켜보고 여러 가지 증상 확인을 해본다. 하지만 통증이 동반되면, 편도염처럼 목이 며칠만 붓고 아파도 괴로운데 이게 지속된다고 생각을 해보라 그 불편함과 괴로움을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증상을 일으키는 매핵기가 바로 오늘의 주제다.


매핵기는 말 그대로 목에 매실씨앗과 같은 것이 걸려 있는 증상을 이야기한다. 밥을 먹다 목에 작은 밥알만 걸려도 캑캑하고 엄청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데, 굵은 무엇인가가 걸려서 뱉으려 해도 뱉어지지 않고 삼키려 해도 삼켜지지 않으니 정말 신경이 쓰이게 된다. 보통 이러한 목안에 이물감을 느끼면 몇 가지 질병을 의심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역류성 식도염과 인후부에 생기는 염증이나 종양 등이다.





하지만 매핵기를 앓는 이들의 경우에는 영상장비를 확인해 보아도 크게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 결국 신경성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역류성 식도염이다 등등의 소견을 듣게 되는데 매핵기와 비슷하지만 다르다 그 차이는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가에서 시작된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의 내용물이 역류가 되면서 식도를 자극해 발생한다 자극된 후두부에 염증이 생기고 이물감이 발생을 하게 되는 것이니 이에 맞춰 관리를 잘해주면 증상이 나아지게 된다 하지만 매핵기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발생되는 원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해당 증상은 칠정이라 하여 우리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희노우사비공경이 바로 그것이니 기가 울결 되고 담이 생기고 기가 몰려 덩어리 진 게 목구멍을 막는 것이다


물론 역류성 식도염도 스트레스와 같이 정신적인 문제에서 나타나니 어찌 보면 매핵기를 함께 앓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제산제를 먹고 좀 나아지는가 싶다가도 목에 이물감을 지속적으로 느끼고 이게 또 스트레스가 되고 아주 괴롭고 반복적이다




명나라 의서에서 <적수 현주>에 보면 매핵기를 " 목이 칼칼하고 메이는 듯하다, 담이 목에 덩어리 져 뱉고 싶어도 뱉어지지 않고 삼켜지지도 않는다 "

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매실 씨앗이 걸린 듯하다 표현을 하고 있는데 기가 울결되 생기니 현대의학에서는 특별한 이상소견을 찾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조선을 새운 시대의 거인 이성계도 이 증상을 앓았다고 태조실록에 기록돼 있다 개국공신들이 아들에 의해 죽어버리고 어찌나 스트레스를 받고 아픔을 느꼈는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이 증상을 가지고 뭔가 목구멍에 사이에 있는데 내려가지를 않는다고 표현을 했다


목안에 이물감이 느껴지는 매핵기는 어떻게 개선할까?

매핵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실 칠정을 다스리고 자신의 마음을 수양하는 게 좋다 물론 이건 근본적인 일이고 당장 느끼는 증상과 문제의 요지를 해결하기에는 긴 시간이 걸리는 것도 사실이다 동의보감 등의 한의학 의서에서는 이 증상에 이런 처방을 내리고 있다.





담과 기가 울결 되어 목구멍 사이를 막은 매핵기를 다스리는 가미사칠탕

반하, 진피, 적봉령, 신국, 지실, 천남성, 청피, 후박, 자소엽, 빈랑, 사인, 백두구, 익지인, 생강


기담으로 인해 가래가 목에 붙어 뱉어지지 않고 삼켜지지도 않는 때 가미이진탕

반하, 진피, 적봉령, 지각, 길경, 호아금, 치자, 자소자, 백두구, 감초, 생강


인후와 식도에 뭔가 걸려 있는 듯한 이물감과 불안감, 우울감을 느낄 때는 반하후박탕

반하, 후박, 복령, 생강, 소엽 등



해당 처방들을 보면 심기가 울체 된 것을 풀어주고 담음을 제거하는 처방이다 그리고 칠정과 같이 감정에서 비롯되니 마음을 다스리는 약재들이 사용되기도 한다 환자가 가진 현 상태에 따라 이 처방들에 약재를 가감하여 사용하게 되는데 목에 이물감은 사칠탕, 기담의 경향이 있다면 가미이진탕, 신경증상과 어지러움 등이 있다면 반하후박탕 등을 사용한다.


목이물감과 함께 찾아오는 매핵기의 더욱 자세한 치료방법은

이곳 에서 확인해보자.




출처 - 한국한의학연구원



다만 사상의학적인 관점에서는 이에 부족함을 따른다고 본다 " 증상 " 과 " 약리 현상 " 만을 보았기 때문이다 크게 별다른 이상소견이 없음에도 환자는 목에 뭔가 걸린듯한 느낌과 괴로움을 호소하는데 이 증상만을 풀고자 약재를 쓰면 말 그래도 약재가 맞아 잘 나으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기도 하다


이것은 체질이 달라서다 우리는 타고나길 성정과 장부의 대소의 다름으로 인해 4가지 각기 다른 체질로 나게 된다 태음인, 태양인, 소양인, 소음인이 바로 그것이며 이러한 이유로 체질적인 특징도 다르니 약재의 작용기전도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더 나은 치료를 위해서 4가지 형으로 구분하는 사상체질과 8가지 형으로 구분하는 8 체질을 접목시키기도 한다.




출처 - 한국한의학연구원



사상체질에서는 심장을 뺀 간, 비, 폐, 신을 8 체질에서는 담낭, 소장, 대장, 방광 등과 함께 교감신경의 강약의 패턴을 보게 된다 우리 몸이 약해지는 이유는 이 체질적인 약점과 함께 과도해진 불균형에 있다고 본다 이 타고난 체질을 통해 이러한 불균형을 되돌리고 병리현상을 조절하는 것이다


태음인은 갈근, 소양인은 과루인, 소음인은 반하 등이 사용되며 개개인이 가진 체질에 따라 그 처방이 달라지니 그저 증상과 약재가 가진 약리작용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그 특성에 따라 치료를 하는 것이 바로 체질을 통한 병리현상을 조절이다 물론 매핵기는 마음에서부터 찾아오는 질환이다 아무리 처방을 잘 내려도 환자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문제이니 만큼 이를 개선해 나아가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우선시되어야 한다.


체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곳을 참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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