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오는정김밥>
얼마 전, 어마 무시한 웨이팅으로(기본 하루) 명성을 날리고 있는 중문 돈가스 전문점 '연돈'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소문대로 각종 텐트들이 가게 앞에 진을 치고 있더라고요. 아마도 추운 겨울 밖에서 서있기 힘든 대기자들이 몸을 녹이기 위해 설치해 둔 것 같았습니다.
도대체 그 돈가스 한 점이 뭣이라고?!?
솔직히 저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몇 년이 지난 후에 대기가 없어지면 한 번 가볼까 하는 생각입니다.
맛집에 대한 열망이 거의 없는 저는 사실 기다려서 먹는 식당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냥 대체재를 찾는 편이죠.
그런 제가 가끔 득달같은 경쟁을 뚫고 희대의 맛집에서 식사를 할 때가 있는데 그것은 모두 부지런한 사촌동생 덕분입니다.
이번에도 그녀의 노력으로 기본 20번 이상은 예약 전화를 넣어야 먹을 수 있다는 서귀포 김밥 맛집 오는정김밥의 시그니처 김밥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스피커폰으로 생중계되는 김밥 예약 전화 실황은 사뭇 긴박하고 비장하게 들렸습니다.
'고객이 전화를 받지...'멘트가 뜨기 무섭게 끊고 다시 걸기를 시전해야 하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렇게 20번을 넘도록 손가락 중노동에 시달리던 동생은 결국 통화에 성공을 하고 김밥 10줄 예약에 성공했습니다.
김밥을 말아 건물을 올리셨다는 이 전설의 김밥 맛집. 도착해보니 마치 공장 컨베이어 벨트 돌아가듯 각자 재료를 맡아 김밥을 싸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약한 김밥을 찾으러 오는 하허호 렌터카들도 정말 많이 볼 수 있었고요.
그리고 드디어 입에 넣어본 김밥에 대해서는 눈물이 날 정도로 맛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딱히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튀긴 유부가 들어가 식감이 독특하다는 이 아이는 아마도 배가 심하게 고플 때 먹어야 제맛인가 봅니다.
구하기 어렵다는 이 김밥들을 먹고도 특이점이 오지 않은 에디터의 입맛은 역시나 너무 관대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몇 시간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는 김밥을 맛보았다는 사실은 참 뿌듯하더라고요.
이 맛에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오는정김밥
서귀포시 동문동로2
영업시간 10:00 ~ 20:00
일요일 쉼
예약전화 064-762-8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