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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창석 Mar 07. 2023

초등 4학년 "의대 입시반"이라..

의대를 향한 진학열풍이 거세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니 말이다.

 " 초등 4학년 의대 입시반까지 생겼다."

요즘 신문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기사다.


의대는 예전부터 항상 최고였다. 수능도 최고성적을 받아야 갈 수 있고, 학부에서 공부하는 기간도 가장 길고, 학비도 많이 들고, 인기도 최고다. 그러기에 누구나,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바쁘기도 하지만 돈도 많이 번다. 몇 년 전에는 워라밸을 이유로 조금은 인기가 시들했던 적도 있던 것 같았는데 요즘 인기가 다시 살아난다.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최고의 이유는 언론에서 언급하듯이 의사가 안정된 직업, 직장이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난공불락의 면허증이다. 의사면허가 취소될 경우도 극히 제한적이다. 의료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면허를 취소시킬 수는 없다. 대리수술이 발생해도 의사 자격증은 무사안녕하다는 뉴스를 종종 접한다. 다른 사자(士字) 자격증 심지어는 법조인들조차도 형사사건에서 일정한 요건에 접촉될 때는 면허를 취소시킬 수 있는데 의사는 그렇치 않다고 한다. 면허취소를 받았다가도 3년이 지나면 다시 재교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니 한번 따면 잃어버릴 이유가 없는 자격증이다. 필요하면 일하고 쉬었다가 할 수도 있고 혼자서도 할 수도 있는 직업이다. 말 그대로 장땡인 자격증이다.


둘째는 의사시장이 잘 관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 이익집단인 의사협회가 의대정원 확대를 막아서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에 의하면 의대정원은 2006년부터 지금까지 3,058명으로 동결되어 있다고 한다. 인구의 고령화 및 건강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관심 증가로 의료수요는 날로 급증하고 있다. 그만큼 의료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 의대정원이 대폭 늘어나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매번 의대정원을 얘기하지만 실력행사에 막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의사 2.5명으로 OECD 평균 인구 1,000명당 3.7명에 비하여 절대적으로 적다, 우리니라 보다 적은 나라는 멕시코(2.4명)가 유일하다. 이처럼 의사수가 절대적으로 적으니 의사들이 격무에 시달린다고 한다. 워라밸이 안 되고, 너무 고생한다고 하면서 문제해결의 방법인 의대정원의 증원은 목숨걸고 반대한다. 상식으로는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러면 바쁘다, 격무다, 힘들다고 얘기하면  안 된다.


요즘 시쳇 말로 잘 나가는 큰 병원에 가면 몇 시간 기다리다가 의사 얼굴 잠깐 보고 나온다. 1분 진료, 3분 진료, 사무장 병원, 간호사 병원 난리다. 매년 뉴스를 장식한다. 소위 잘 팔리는 전문분야의 의사들은 지방에 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러니 환자들은 서울로만 몰린다. 의료인력의 지역편차가 날로 심해지는 이유다.



셋째는 연봉이 아주 높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의하면 2020년 기준 의사의 평균 임금은 2억 3070만 원이다. OECD 최상위권으로 구매력평가환율로 산정했을 때 OECD평균의 1.8배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취준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공공기관의 평균연봉이 7,000만 원선, 요새 도덕적 해이로 많은 지적을 받고 있는 금융기관도 1억 원을 넘지 않는다. 물론 밖으로 보이는 연봉만을 보고 하는 얘기다.

최근 강원도의 모 의료원은 연봉 4억 원 이상을 걸고 의사를 공모했는데 응모자가 없다고 난리다. 지방의료원은 이런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모양이다. 의사들의 이런 경향은 돈이 안 되는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응급의료과 등 일부 전문의 분야는 의사가 없다는 최근 뉴스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시장은 더 많은 의사를 필요로 하고 있는데 그들만의 집단인 의협이 의대증원을 막고 시장관리를 하고 있다. 국민이야 죽든 의료행위를 그들만의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고 있다고 얘기하는 이들도 많다. 이렇게 의대를 가는 순간 미래가 보장되다보니 의대를.향한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의대 열풍은 의사를 향한 여러 가지 경제, 사회적 이 점 외에 괴상망측한 통합수능이라는 입시제도가 한몫을 더하는 듯 싶다. 통합수능으로 치러진 22~23학년도 수능에서는 수학성적이 성패를 좌우했다고 한다. 특히 이과생들이 공부하는 미적분과 기하 성적이 절대적이다. 이 과목들은 공부하기가 어려워서 제대로 준비를 하면 고득점을 받을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점수받기가 어렵다고 한다. 시험을 치렀을 때 성적의 분포대가 낮은 점수에서 100점까지 굉장히 폭넓게 나오는데 이는 수능에서 말하는 표준점수를 받는데 가장 유리한 구조가 되는 것이다. 초등 4학년 의대 입시반은 이 기하와 미적분을 남들이 하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것은 선행이라기보다는 조기교육이 맞을 듯싶다.


2년밖에 안 지났지만 통합수능은 여러 가지 폐단을 만들고 있다.


교차지원에 따른 이과생들의 문과 영역침범,

문과영역으로 넘어온 학생들의 자퇴와 휴학으로 인한 대학의 결원 발생,

이과학생들에 의한 문과학생들의 기회박탈, 의대를 지원하기 위한 SKY 합격생들의 중도탈락비율이 계속증가 하고 있다.


교육적인 차원에서도 통합수능의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될 것 같으나 정부당국에서는 실시된 지 얼마 안 된 정책이라는 이유로 개선을 미적미적 미루고 있다. 미봉책으로 대학별로 탐구과목의 환산점수 조정을 통해서 어떻게 막아보려고 하고 있다. 주섬주섬 땜질하다  입시정책은 누더기가 되고 있다.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저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대학과 직업선택에서 침해를 받고 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의해서 말이다.


의대를 향한 지나친 열풍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또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한번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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