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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창석 Oct 31. 2024

나의 10월에 마지막 밤은

2024년 10월 31일

우리 세대 모든 이들에게 가슴속 한구석을 채우고 있는 노래가 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에 마지막 밤을"로 시작하는 잊혀진 계절이다. 

잊혀진 계절이란 제목보다는 10월의 마지막 밤이라는 노랫말로 더 알려진 조금은 이색적인 노래이기도 하다. 우리 국민이 가을 하면 생각나는 대표곡이라고 한다. 너무 유명한 곳이기에 수많은 가수가 커버했지만 그래도 최고는 이용의 오리지날 음반이다.



턴테이블에 바늘을 살짝 내려놓으면 잠시의 침묵을 깨고 혼자만의 피아노 연주가 시작된다.

10월의 고요함과 쓸쓸함을 깨고 나오는 피아노 연주 가을 이다. 영롱하고 선명하게 흘러나오는 도입부의 피아노 연주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가끔은 외롭게 느껴질 때도 있다. 이때쯤 여성 코러스를 타고 노랫말이 들려 온다. 조금은 허스키하고 코 막힌 듯한 목소리로 포근하게 불러주는 마치 시구 같은 노래다. 두툼한 안경을 쓰고, 코를 찡끗하면서 양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듯 부르는 가수의 모습은 노랫말의 주인공이다. 그래서 빠지게 된다. 노랫말은 마치 내가 언제쯤 겪었을 듯한 내용이다. 눈을 감고 고개를 몇 번 저을 때쯤 노래는 끝이 난다.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로 마친다.


1982년을 강타한 노래,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던 노래이기에, 우리 세대에게 10월의 마지막 밤은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다.


노래는 그날의 헤어짐을 아파하지만, 그건 노래말일 뿐이다.

우리에게 10월의 마지막 밤은

뭔가는 일어날 듯한 날,

잊어버리면 안 되는 날,

뭔가는 특별한 것을 해야하는 날로,

어찌면 희망과 기대의 날이 되었다.

당시 10월의 마지막 밤에 추억을 들먹이지 않는 이들은 없었다.



늦은 밤, 오늘은 오랜만에 노래를 플레이 리스트에 넣고, 이어폰을 꽂았다.

수없이 반복을 눌렀다.

1982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보려한다.


나에게 10월의 마지막 밤에 대한 특별한 추억은 없다.

아니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맞을 것이다.

벌써 60번을 넘게 보낸 10월의 마지막 밤이다.

오늘 다시 한번의 10월의 마지막 밤을 추억 속으로 보낸다.


어쩌면,

나의 10월의 마지막 밤은,

그날이 아닌 다른 날이었을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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