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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창석 Apr 05. 2023

제주공항..지금은 휴식중입니다.

자연과 동업하고 있는 제주공항은 오늘도 휴업중이다.  

제주도는 어젯밤부터 강한 비바람이 치고 있다. 행안부 안전안내문자와 제주도의 기상특보에 따른 주의사항이 쉴 새 없이 휴대전화를 울리고 있다. 급기야 5일 오전에는 제주공항에 돌풍(급반풍)이 강하게 불면서 항공편이 대부분 결항이 되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는 섬이다. 육지와의 교류수단인 항공편과 배편이 운행이 안 된다면 제주는 고립이라고 한다. 제주도는 최근 몇 차례 기상악화로 고립되는 경험을 했다. 고립이라고 해서 당장 먹고사는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제주를 단기적으로 왔다가는 관광객이나, 급한 일로 육지부 출타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고립은 당장 먹고사는 문제와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제주공항이 마비되는 경우는 대부분 자연재해다. 예전부터 여름철 태풍이 올 때면 항공기 이착륙에 문제가 생겨서 결항이나 지연되는 경우는 있었다. 어쩌면 태풍의 길목에 있는 섬이라는 특성상 피할 수 없는 운명 같다고 해야 될 것이다.


최근에는 겨울철 폭설로 인한 공항마비사태가 거의 매년 발생하고 있다. 제주는 겨울철 눈이 많은 곳이 아니다. 한라산을 비롯한 산지지역을 제외한 곳에서는 눈사람을 만들 정도의 눈이 쌓이는 것도 보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이상 기후의 탓인가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교통을 마미 시킬 정도의 폭설이 내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작년 12월만 해도 기상악화로 여러 차례 항공기 결항사태가 있었다. 올해 구정 때인 1월 24일에는 강력한 한파와 폭설로 항공편과 배편이 막혀서 4만여 명의 관광객이 발이 묶이는 일이 있었다.


학습과 경험이라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몇 년 전 폭설로 처음 공항이 마비 됐을 때는 난리법석이었다. 폭설 속에서도 비행기 운항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다. 고객들은 공항에 도착해서야 결항사실을 알게 된다. 향후 운항일정이나 예상 상황에대해서 항공사 측에서도 준비가 안 돼있었기에 묵묵부답이다. 그냥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한둘이 모이다 보면 공항은 금세 만원으로 북새통, 시장바닥이 된다. 제주공항 인근에는 숙박시설이 없다. 차를 타고 신제주권으로 나와야 한다. 폭설로 차량운행이 어려워지자 택시들이 일찍 운행을 종료해 버린다. 인근 지리를 잘 모르는 관광객들은 움직일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공항 바닥에 입었던 옷을 깔고, 박스를 깔고 밤새 노숙을 해야만 했다. 진짜로 진한 경험과 학습을 한 제주도와 항공사들이다.


지난 경험이 교훈이 됐는지 이제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기상특보가 발효되면 항공사에서는 아예 그 시간대에 항공편을 전부 결항시켜 버리는 것 같다. 공항에 가서 기다리다가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공항에 와서 필요 없이 기다리거나, 대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상황을 예약 고객들에게 사전에 문자로 알려주는지는  항공사에 따라 다르다. 즉 알려주는 항공사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항공사도 있다는 것이다. 개선해야 할 항목이다.


항공권을 구입했다가 자연재해로 취소되는 경우는 항공사나 고객의 입장에서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다. 어쩌면 둘 다 피해자일 수도 있다. 항공편이 정상운항되면서 발권이 되는 경우는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전까지는 비행기 결항에 대해서 큰소리를 치던 고객들이 갑자기 을이 된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비행기표를 구입해야 하니까 항공사의 이런저런 횡포에 휩쓸리는 다소 불합리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고객의 중요함을 깨달음인지 올해 구정 때는 자기 항공사를 예약했다가 취소한 고객을 대상으로 우선 발권을 해주는 항공사가 있었다.



이런 난리법석일 때면 언론에서 대안으로 제시하는
 몇 가지 정책들이 있다.


제주와 본토(목포)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의 건설이다. 2007년도부터 정치권에서 제기된 해저터널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은 서로 입장을 달리하는 양 지자체 간의 이견으로 아직까지 구상중일뿐이다.

해저터널로 제주와 본토를 연결한다면 굳이 항공이나 선박 편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육지와의 교류와 이동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이 상황만 놓고 본다면 정확히 맞는 얘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1년 중 제주공항이 마비되는 며칠을 빼고, 나머지 360여 일 동안 해저터널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제2공항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주 : 실체적으로 지금 제주에서 뜨겁게 논쟁 중인 제2공항의 필요성에 대한 각종 쟁점은 논외로 한다.) 제2공항을 추진 중인 성산포지역이 제주공항 있는 지역과 상이한 기후상황을 보인다면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주는 한라산을 가운데 둔 하나의 섬으로 기후여건은 비슷하다. 즉 제2공항 주위의 기후조건이나 제주공항의 기후여건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단, 공항이 정상화되었을 때 현재 제주공항이 슬롯이 포화로 인한 특별기의 투입의 제약으로부터는 조금 자유로울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는 재 2 공항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이 끝나고 검토되어야 할 문제이다.


제주에서 비행기는 시외버스다.
요새는 왜 이렇게 표를 구하기가 어려운지 모르겠다.


제주는 섬지역의 특성상 연륙교통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본토와의 교류는 제주도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제주사람들에게 있어서 비행기와 배편은 본토 사람들에게 있어서 시외버스와 같은 교통수단이다.


코로나로 인한 각종 제약들이 풀리고 있다.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여행이다. 작년 국내여행이 풀리더니 이젠 해외여행까지 완전히 풀리는 추세다. 올해 들어 항공사들은 제주 출, 도착 항공편을 작년 코로나 시대보다도 더 적게 편성을 다고 한다. 해외여행에 고객이 몰리면서 국내편을 돈이 되는 국제편으로 운항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제주에서 본토를 갈려면 항공원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주중, 주말 관계가 없다.

작년까지는 요금도 탄력적으로 운영을 했다. 이벤트 요금에 있었고, 심지어는 9,900원 요금도 있었다.

이제는 할인이 없는 정상요금을 내야 한다고 이웃들이 불만을 토로한다.

정상요금을 내더라도 비행기표 구하기가 쉬웠으면 한다.


제주에서는 큰 병을 얻거나 많이 아프면 수도권 병원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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