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에그타르트란 어떤 거야?"
"일단 생지가 중요해. 한 겹 한 겹 결이 살아서 바삭해야 하고 씹은 후에는 촉촉해야 해. 계란 비린내가 나면 안 되고 겉은 꾸덕해도 속은 스르르 녹아 없어져야 해. 호주에서 먹었던 에그타르트가 그랬어."
목포에서 그 아이를 만났다. 잊혔던 니콜의 기억을 소환하고, 내게 '에그타르트란 이런 것이구나.' 정의를 내려준 곳. 갓 구운 빵은 어디서 먹든 맛있지만, 이곳의 사장님은 '갓 구운'에 특별히 힘을 주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에그타르트가 뚝배기만큼이나 뜨거워서 입천장이 까졌다.
한 입 베어 물 때 '바사삭' 소리가 들릴 정도, 꾸덕한 겉 면을 파고들면 한 없이 부드러운 속 살.
'이건 반드시 뜨거울 때 먹어야 하는구나'
분명 에그타르트인데 순두부찌개를 먹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겉으로는 무뚝뚝한 상남자지만 모든 걸 포용할 줄 아는 사람처럼.
평일 낮임에도 모든 자리가 만석, 다들 접시에 에그타르트 서너 개씩을 올려 담고 커피와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목포인 들이여 지금 당신들이 누리는 호사가 진정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란 말인가.'
접시에 담아 온 세 개의 에그타르트는 우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사라져 버렸다. 이래서 세트를 파는 건가. 할인도 없이 세트를 파는 건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함이 아니라 추가 결재가 생기는 게 번거롭기 때문인 걸까.
결국 3개 더. 처음부터 세트로 살 걸 그랬다.
커피를 직접 로스팅하는지 궁합이 좋았다. 얼음도 입자가 작아서 청량하게 느껴진다. 맛의 요소 하나하나에 신경 쓴 게 보인다. 매장 인테리어는 앤틱 스타일이라 다소 올드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우직함 같은 것이 느껴졌다.
해상 케이블카에 이어 잘 골랐다는 칭찬을 들어 더 좋았던 '커피창고로' 남자들이란 이렇게 단순한 존재.
목포에 다시 와야 할 이유가 에그타르트가 될 줄은 몰랐다.
안맞는 사람들의 취향 PICK! - 목포
소보로(아빠) - 해상 케이블카, 에그타르트
니콜(엄마) - 평화광장 아침 런닝, 카페 창고로 에그타르트
쑴(딸) - 호텔 욕조 목욕, 평화광장 PAIRING CA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