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원에 신입 요기가 등장했다. 요가를 수행하는 남자를 요기, 여자를 요기니라고 부른다. 오래전 시대를 풍미했던 남자 '요기 다니엘'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요가하는 남자 다니엘 정도로 해석될 수 있겠다.
요가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던 시대에 요기 다니엘의 쇼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팔다리가 이리 꺾이고 저리 꺾이더니 작은 유리상자 속에 몸을 욱여넣는다. 들어갈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저렇게 까지 압축되다니, 알집이라도 되는 것인가.
단순한 쇼의 관점에서 접했을 때는 그저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수행자가 되고 보니 수련의 깊이가 보인다. 다만 요가가 신기한 구경거리로 소비되어 버렸던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뽕숭아 학당 화면 캡쳐
'요기 다니엘'과 함께 요가의 대중화에 앞장선 위대한 분으로 '달심'이란 분이 계시다. 오락실 게임의 대명사로 불리던 <스트리트 파이터>의 캐릭터로 어마어마한 능력의 소유자이다. 요가의 달인답게 쭉쭉 늘어나는 위협적인 팔다리와 원거리 공격의 '요가 파이어', 근거리 공격의 '요가 플레임', 불을 마구마구 뿜어내는 '슈퍼 콤보 인페르노'까지. 별로 멋은 없지만 모두에게 사랑받는 인기 캐릭터였다.
나 혼자 산다 화면 캡쳐
선구자 분들의 노력에 힘 입어 우리 요가원에도 두 명의 요기가 탄생했다. 더군다나 신입 요기는 젊고 잘생겼다. 아니, 잘 생겼을 것이다(마스크를 벗겨보진 못했지만). 니콜과 나, 이미 강사급인 S양과, Y(신입 요기) 이렇게 네 명이 새벽을 달궜다. 호흡이 거칠다고 니콜에게 한 소리씩 듣곤 했는데, Y군 덕분에 호흡의 사운드가 밸런스가 맞아지는 느낌이다.
20대의 젊음을 간직한 Y군은 엄청난 후굴 능력을 보여줬다. 앉아서 비틀기 자세(아르다마첸드라 아사나)도 발가락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유연했다. 다만 전굴 자세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요즘 20대 남자들이 대체로 전굴에 약하다고 한다(40대인 나는 어쩌라고).
수행을 마치고 Y군은 선생님과 상담 모드로 돌아가고 우린 신발을 꺼내며 두 사람의 목소리에 쫑긋 귀를 세웠다. 과연 Y군과 다시 수행할 수 있을까. 제발 등록해주길~!!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당신께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