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의사의 한의학 이야기
현상을 관찰, 해석하는 도구인 음양오행(陰陽五行)에 능숙해지면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이 생긴다고 지난 글에서 말씀 드렸습니다. 그런데 사주풀이를 논하다 보니 미신으로 여길 수 있어서 한의학을 통해 다시 설명하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한의학의 체질을 알면 그 사람이 미래에 걸릴 질병을 높은 확률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체질을 음양(陰陽)으로 분류했을 때 양(陽) 체질인 사람은 미래에 양이 너무 강한 질병이나 음이 부족한 질병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음(陰) 체질인 사람은 미래에 음이 너무 강한 질병이나 양이 부족한 질병에 걸리기 쉽고요. 따라서 양 체질은 양기(陽氣)가 지나치지 않게 하면서 평소 음액(陰液)을 보충하면 미래의 질병이 예방되고, 음 체질은 음액이 넘치지 않게 하면서 양기를 보충하면 질병이 예방됩니다. 한의학이 예방의학에서도 훌륭한 가치가 있음은 음양오행으로 미래 예측이 가능해섭니다.
자세한 설명을 위해 오행(五行)으로 체질을 분류하면 저는 금(金) 체질이라 금 장부(臟腑)가 지나친 병이나 목(木) 장부가 부족한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유컨대 금 체질은 나무를 베는 도끼이니 도끼의 날이 너무 날카로운 문제와 나무가 베이는 문제가 장차 벌어지지요. 도끼가 지나치게 날카로우면 폐실(肺實)한 병에 걸리고, 나무가 베어지면 간허(肝虛)한 병에 걸립니다.
제가 제주로 이주한 목적이 폐실(肺實)을 해결하기 위해섭니다. 그리고 일찍 노안(老眼)이 온 것은 간허(肝虛) 때문이고요. 음양오행으로 제 미래를 예측할 경우 폐병(肺病)이나 간병(肝病) 걸릴 확률이 높아 평소 폐와 간 관리에 집중합니다. 폐결핵, 폐렴에 걸리지 않도록 사람 많은 곳에선 마스크를 착용하고, 간에 부담되지 않도록 일을 분산시켜 과로를 피합니다. B타입 간염 예방주사를 맞고, 주기적으로 C타입 간염 검사를 받는 이유도 그래섭니다.
제 아내는 토(土) 체질로 물길 막는 흙과 같습니다. 흙이 너무 단단하면 비실(脾實)한 병에 걸리고, 물길이 막히면 신허(腎虛)한 병에 걸립니다. 따라서 저는 당뇨 예방을 위해 아내에게 잔소리를 많이 합니다. 당뇨가 대표적인 비실병(脾實病)이거든요. 아울러 비실은 암癌 발병 가능성도 높이기에 항상 신경을 쓰니 아내가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는 이유입니다.
저에게 한의사로서의 보람은 가족 건강을 지키는 일인데 음양오행의 통찰력으로 미래를 예측해서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그 보람의 가장 큰 부분입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음양오행의 통찰력은 임상에서 항상 경험되므로 결코 미신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