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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관자재 2 01화

건강을 위해 나 자신을 알자

제주 한의사의 한의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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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골 80’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골골거리며 아픈 곳 많은 사람이 오래 산다는 뜻인데 실제 그렇습니다. 잔병치레 덕분에 스스로 자기 몸을 관찰하는 습관이 생겨섭니다. 어떤 음식이나 환경이 자신에게 해로운지 관찰하여 그것을 피함으로써 질병 악화를 예방하는 것이지요. 음식, 환경에 대한 반응을 관찰 못하면 중병이 되어서야 비로서 자기 문제를 깨닫게 됩니다.


약골로 태어나 관찰이 습관화되어 있는 제 경우 사과, 복숭아, 고추, 부추를 먹으면 몸이 좋지 않습니다. 한여름에 직사광선을 받거나 땀 흘리면 컨디션이 크게 떨어지고요. 새집처럼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있는 환경에선 몸에 염증이 바로 나타납니다. 때문에 저는 질병 상태에선 해당 음식을 먹지 않고, 뙤약볕에서 활동하지 않으며 사우나, 찜질, 격한 운동으로 땀 흘리지 않습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노골적으로 피하고요.


음식, 환경 반응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체질 특성에 따라 다르지요. 따라서 자신의 체질을 알면 관찰에 도움됩니다. 다만 체질 이론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체질 감별의 오류가 적지 않아섭니다. 감별 오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의사로부터 진단 받은 체질을 참고 삼아 자신을 관찰하세요. 감별 받은 체질과 자신의 반응이 어긋날 경우 스스로의 관찰이 틀려서가 아니라 체질의 감별 오류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저는 사상으로 태양인, 8체질에선 금양인이지만 태양, 금양이란 관념을 고정시켜 자신을 관찰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도 관찰 대상입니다. 마음 관찰법은 기도, 명상, 참선 등과 같은 종교적인 방법이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마음은 몸과 같은 물질이 아니기에 관찰이 매우 어렵지요. 그래서 자기 마음의 패턴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몸에서의 체질처럼 마음에도 사람마다 다른 특성이 있는데 ‘애니어그램’이 마음 패턴을 제시합니다. 애니어그램에서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알면 마음 관찰에 도움됩니다. 저는 ‘불안’이 마음을 지배하는, 애니어그램 5번 유형이지요.


사회가 복잡해지고, 가정이 분열됨에 따라 인간 관계에서 비롯된 질병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우울증이 대표적이지요. 이러한 문제는 자신의 애착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관찰에 도움됩니다. 제 자신의 원만치 못한 인간 관계가 애착 성향을 통해 관찰되고 있지요. 어긋난 관계에 따른 저의 우울감은 ‘불안형’이라는 애착 성향에서 야기된 것입니다.


자신의 애니어그램과 애착 성향을 파악해 보세요.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직시하게 됩니다.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의 명언이 우리가 관(觀)하는 궁극의 목표입니다. 타인에 대한 관찰과 이해는 자기 자신을 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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