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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 한의사 손영기 Apr 21. 2023

콩이 건강에 좋은가요?

제주 한의사의 건강 이야기


쌀이 우리의 주곡主穀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벼는 1년 내내 더워야 하는 열대 작물입니다. 


한반도 기후로는 여름 한철만 알맞을 뿐이지요. 


그래서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 부응하여 농삿일이 많아집니다. 


벼농사에 있어서 열대 지방은 서너 번이면 되는 데 비해 


한반도에서는 여든 여덟 번 손을 써야 한다는 말까지 있지요. 


이처럼 벼는 아열대인 동남아에 적합한 곡물입니다. 


반면에 온한대寒溫帶가 겹치는 한반도에 알맞은 곡물은 바로 '콩'입니다. 


콩은 한반도가 원산지이기 때문에 그만큼 농사짓기가 수월합니다. 


콩밭은 김을 매지 않아도 되고 거름을 주지 않아도 되며 병충해도 생기지 않으니 


그냥 심어서 거두기만 하면 되지요.

  

콩은 우리의 국력國力입니다. 


실학자 이익은 가난한 우리나라의 잦은 국난과 기근 속에서 민족을 연명시킨 것은 콩이라 하여 


'대두국력론大豆國力論'을 펴기도 했습니다. 


옛날에 전쟁이 나면 쌀 대신 콩을 들고 피난을 갔다고 합니다. 


옛 유럽에선 콩깍지가 지옥문처럼 생겼고, 콩나물이 외발 유령처럼 생겼다며 


콩을 기피하는 문화가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콩의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콩 섭취가 세계적인 현상이 되어 


된장, 두부 등과 같은 전통 식품 뿐만 아니라 


콩 빵, 콩 농축 식품, 콩 음료 등으로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식생활의 중요 요소인 콩은 기적으로 낟알로 여겨진다."고 감탄하는 서구 학자들에 의해 


콩의 영양 효과가 다음과 같이 발표 되었습니다.


> 암 예방 (이소플라본 등의 항암 성분으로 여러 암, 특히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을 예방) 


> 성인병 예방 (콩의 지질, 단백질, 레시틴, 섬유질, 사포닌 등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 심장병, 고혈압, 뇌졸중, 비만을 예방)


> 골다공증 예방 (콩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 보다 칼슘 손실량이 50%로 줄어드니 콩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골밀도를 강화하여 골다공증을 막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보임. 갱년기 장애에도 우수하니 열과 홍조가 백인 여성에겐 55-75% 나타나는데 비해 콩을 많이 섭취하는 동양여성들은 10% 정도만 나타남) 


> 노화 방지 (콩은 양질의 단백질이면서 비타민 E가 풍부해 노화를 방지하는데 식물성 여성 호르몬이 들어 있어 특히 폐경 후 여성에게 좋음. 또 콩의 레시틴 성분은 뇌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고 뇌의 노화를 방지하여 머리를 좋게 함)

  

콩의 우수성은 이상 발표된 내용 뿐만이 아닙니다.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할 정도로 영양 풍부하지요. 


따라서 21세기 현대인의 건강은 콩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마이너스 건강법을 권장함에 있어서 병세 심한 환자에게 완전 채식을 권할 때 


단백질 섭취의 대안으로 콩을 강조합니다. 


콩만 먹고 어떻게 힘 쓰고 기력을 차리느냐고 푸념하는 분들에게 다음의 말을 전합니다.


"소가 고기를 먹고 힘내나요? 콩깍지 먹어서 힘쓰는 겁니다." 


사람을 소에 비유하는 것이 무리이나 소나 사람 모두 장腸 구조가 채식에 적합하니 틀린 말은 아닙니다. 


이에 저는 사람의 장腸은 콩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을 통해 제 기능이 발휘된다고 믿는데 


임상에서 그 믿음이 검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콩은 누구에게나 좋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토피, 알러지와 같은 면역 질환자 가운데 콩에 민감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철저하게 마이너스 건강법을 지키면서 한방 치료도 꾸준히 받았는데 


전혀 개선되지 않는 아토피 환자가 있었습니다. 


이유를 찾고자 고민한 끝에 환자가 매일 열심히 먹던 콩을 차단하니 바로 좋아지더군요.


이에 한방 치료로도 호전 없는 아토피, 알러지 환자의 경우 콩 섭취 여부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에겐 두유(콩 우유)가 특히 문제 되더군요. 


참고 바랍니다.

  

콩에 아토피, 알러지 환자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들이 벌어지는 것은 


소화된 콩 입자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입니다.


굵은 입자가 소장 점막에서 그대로 투과하면 면역항진을 일으키기 쉬워집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소장 점막도 건강해서 그냥 투과할 일이 없지만 


아토피, 알러지 환자들의 소장 점막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아토피, 알러지 환자에게 콩이 문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장 점막의 훼손이 큰 소수의 일부 환자만 그렇습니다.


그런 환자분들에겐 콩 대신에 팥을 권합니다. 


팥 역시 콩처럼 식물성 단백질이 우수한 곡물입니다.




제주 관자재한의원 특진의 손영기

https://cafe.naver.com/sonyoung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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