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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 한의사 손영기 Apr 27. 2023

안경

제주 한의사의 영화 이야기



영화의 배경은 일본 남쪽의 작은 바닷가 마을.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조용한 곳으로 떠나고픈 주인공은 여행지로 그곳을 선택.


그곳에서 그녀는 민박집 주인과 마을 학교의 선생님, 


그리고 매년 봄마다 바닷가에서 팥빙수를 팔고자 찾아오는 아줌마와의 인연이 시작된다.


피서객 몰리는 여름이 되기 전인 봄엔 사색하는 사람들의 장소인 그곳.


처음에 주인공은 관광을 위해 왔지만 사색과의 인연을 맺으면서 


안경 떨구고 떠난 그곳에 봄마다 오게 된다.


이 영화에서 내가 주목한 인물은 팥빙수 아줌마.


봄마다 마을에 와서 바닷가 가게에서 팥빙수를 물물교환으로 파는데


정작 팥빙수 수요가 많을 여름이 되기 전에 마을을 떠난다.


빙수 싫어하던 주인공을 매료시킨 맛은 팥에 있다며 아줌마는 단팥 만드는 비결을 보여준다.


그 비결은 조급해 하지 않는 것.


바로 기다림이다.


조급해 하지 않는 기다림의 원동력은 사색에 있다.


사색의 힘이 바로 기다림.


일상에 쫓겨 항상 조급한 사람에게 사색이 필요한 이유.


기다림의 여유는 사색에서 비롯.


사색은 무언가를 조용히 관觀하는 것.


그래서 영화의 제목이 '안경'.


사색이 주제인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안경은 관觀을 상징한다.


이 영화에 대한 관람객의 평 가운데 장원은 다음과 같다.


"초반의 지루함만 기다릴 수 있다면 인생 영화가 된다."


기승전결이 없는 영화.


그래서 이 영화에도 기다림이 필요하다.


사색을 즐기는 사람에겐 인생 영화.


이 영화에선 바다가 사색하는 관觀의 대상.


사실 바다만큼 적합한 사색 대상이 없다.


내가 바다를 좋아하는 이유.


아줌마의 바닷가 빙수가게처럼


나도 바다 전망이 넓게 펼쳐진 곳에서 한의원을 하고픈 로망.


진료 틈틈이 바다를 멍하게 쳐다 보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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