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리가 양궁 과녁 10점에 꽂히는 그날까지

힘을 가진 소리가 정확한 지점에 닿는 발성 훈련

by 제주껏

한 글자 한 글자 스타카토로 내뱉는 훈련을 하다 보니 미세하나마 이전과 지금, 어제와 오늘 소리의 차이를 조금씩 감지하고 있다. 물론 매순간 최선을 다하지는 않는다. 한껏 집중해 한 세트를 시작했지만 어느새 그저 내뱉기 위한 소리를 내뱉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면 바로 자세를 고쳐 다시 아랫배 힘을 장착하고 소리에도 정성을 담아 본다.


양궁을 한 번도 해 본적은 없지만 올림픽 때는 빼놓지 않고 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아무리 스포츠 문외한이라도 우리나라 선수들이 싹쓸이하다시피 석권하는 종목이 양궁인 만큼, 보고 있으면 그저 뿌듯하고 어깨가 으쓱한다.


내 몸은 활이고 내 소리는 화살이다. 나는 아랫배에 공기를 가득 넣으며 활을 팽팽하게 당긴다. 그러고는 슛~ 화살을 앞으로 쏜다. 기운 없이 툭 뱉어진 소리는 과녁에 미치지도 못하고 발 앞에 툭 떨어진다. 마음 먹고 크게 내지른 소리는 과녁을 벗어나 저 멀리 수풀 속으로 날아가 버린다. 과녁 어딘가에 꽂히는 소리들은 그나마 에너지가 느껴지는 소리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처음에는 목소리를 크게 내려고 노력했는데 큰소리라고 전부 분명하게 꽂히는 소리는 아니다. 오히려 큰 비눗방울처럼 멀리 못 날아가고 바로 앞에서 흩어져 버린다. 내 목소리는 크고 힘이 있는 편이지만 그 소리가 하나의 점으로 모이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하나, 활을 쏟으면 깨끗하게 화살을 놓아야 하는데 나는 그 꼬리에 실을 달고 붙잡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니 화살이 날아가다가도 중간에서 고꾸라져 버린다. 그러고 보니 내가 피아노를 연습할 때도 쉼표를 잘 못 지키고 음표를 늘여서 연주했던 것 같다. 쉼표에서 깔끔하게 놓아주는 것. 이것이 내가 고쳐야 할 한 가지임을 훈련을 통해 깨달았다. 쏜 화살은 되돌릴 수 없다. 아쉬움 없이 화살을 쏜 뒤에는 후회하거나 뒤를 돌아보지 말자.


10점이라는 노란 작은 원을 양궁 선수의 마음으로 바라본다. 저 원 안에 내 활이 들어갈 때의 희열이 어떨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10점 원 안의 소리는 어떤 것일까? 내가 그런 소리를 낼 때의 몸의 상태, 기분은 어떤 것일까? 난 아직 알 수 없다. 그 원을 바라보면서 나는 계속해서 화살을 쏠 것이다. 과녁에 맞지 못하는 화살이 숱하고 낮은 점수에 마구 꽂혀 있는 화살들을 똑바로 응시할 것이다. 하지만 10점 원의 중심은 잃지 말아야지.


아~ 올림픽 양궁 영상을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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