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찾는 일이 내 인생이 되려면?

'제2의 인생'과 '2개의 인생' 사이에서의 머뭇거림

by 제주껏

마지막 글을 올린지 한 달이 지났다. 한 달간 나는 목소리에 대해 잊고 지냈다. 업무에 치이고 육아에 조금 집중하다 보면 목소리에 대한 생각은 가벼운 먼지처럼 흩어져 버린다. 그와 동시에 목감기를 한 달 내내 달고 사느라 연습도 중단한 상태다. 울고 싶을 때 때려준 격이다. 마치 인어공주가 물거품으로 흩어져 버리듯 내 목소리도 이렇게 잠겨 버리는 걸까.


그렇다. 목소리를 사용하는 것은 내 삶과 밀착되어 있지 않다. 단지 나의 선호일 뿐. 내가 10~20대였다면 이러한 관심에 인생을 걸어볼 결심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저 하면 좋고 하지 않으면 그만인 예쁜 액세서리 정도가 되어 버렸다. 현재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 지금이라도 목소리를 업으로 하는 제2의 인생을 만들어가야 할까? 그게 아니라면 일상은 일상대로 유지해 나가면서도 소리에 대한 영역도 같이 넓혀가는, 2개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제2의 인생'과 '2개의 인생' 중 하나를 택하라면 마음은 당연히 후자이다. 한 번 사는 인생, 그것을 2개의 캐릭터로 살 수만 있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2개의 인생을 살아보자 결심하면, 어떤 요소가 필요할까 생각해봤다.


1.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을 잘 활용하면 2개의 인생을 살 수 있다. 이렇게 부지런하려면 삶의 에너지가 유지돼야 한다. 어쩌지? 40대가 되면서 1개의 인생도 헉헉대며 겨우 살아내고 있는 나인데 말이다.


2. 멀티 플레이와 몰입 두 가지 능력을 동시에 발휘해야 한다. 자꾸 나이 얘기를 하게 되는데, 이전에 비해 멀티 플레이를 할 때 현저히 집중력이 떨어짐을 느낀다. 어떻게 해낸다 해도 이후 탈진 상태 후유증이 오래 간다. 그러니 '2개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하나씩 완전히 분리해 집중할 시간을 마련하고 해당 시간에는 하나의 일에만 충실해야 한다.


나 혼자를 오롯이 분리할 수 있는 시간은 '업무 시간'과 '새벽 시간'이다. 업무 시간은 단체 생활 중 가정에서의 나를 분리한 상태이고 새벽 시간은 오롯히 나 혼자만 존재할 수 있는 때이다. 결국 나의 '2번째 인생'의 답은 새벽 시간에서 찾아야 한다.


여기까지는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는 나의 사고의 흐름일 뿐, 생각만큼 현실이 돌아갈지는 또 다른 문제로 남겨두고 나는 지금 방황하고 있다. 아침에도 목감기약을 먹으며 일단 감기가 낫기를 기다려본다. 감기가 지나고 내 목소리로 돌아오는 날쯤에는 내 생각도 정리되어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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