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놓다

by 늘 하늘

고스란히 놓여있는

편지를 보며 깊은 숨을

내쉬어 봅니다.


운명을 믿는 다기에

그대의 모든 순간에

머물렀습니다.


나뭇가지 위 하이얀

추억이 쌓여 녹아 갈 때쯤

봉긋하게 올라와

당연스레 피어야 하는

수많은 꽃들이 그렇듯


어리석게도

그대의 시간 속에 머물면

운명이 될 거라 믿었습니다.


모든 꽃이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을 어쩌면

알면서도 외면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뜯어보지 않은 편지를

다시 마음속에 삼키고야

말았습니다.


영영 아무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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