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by 늘 하늘

푸른 햇살 내리 쬐는 여름날,

무엇이 그리 고되었을까

불현듯 떠오르는 불쾌한 기억에

달음질 치려했던 나는

왜 너에게 그리 고했을까.


날씨 탓이었을지도

그날 따라 눈에 가시같은

사람들 탓이었을지도

어떻게든 이유를 찾으려

부단히도 노력해보아도

달라지는 것은 딱히 없다.


뒤돌아 서는 너를 잡으려는 마음도

사실, 조금 식어버렸다는 걸

어렴풋이 너는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너에게 닿는 내 모든 것이

그렇게도 비겁해 보이는 거겠지.


유난히도 푸른 햇살이 나에게

내리 쬐는 여름날,

식어버린 마음을 다시 태우기에는

역부적이었음을

나는 그리고 너는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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