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었다.
그대를 마주친 건
찰나의 순간이었다.
무심코 고개를 들었을 뿐
결단코
어떠한 의도도 없었다고,
맹새컨대
어떠한 계획도 없었다고.
찰나의 봄과 같았던 나의 겨울이
정말로 봄이 되어 가려는데,
우연히 마주한 그대의 모습에
따스한 바람이 부는 봄의 문턱을
기어이 넘어서지 못했다.
그대의 바람에 또 다시 넘어지고
말았다.
언제쯤 지나칠까 했던 겨울이
어디서 지나칠까 했던 그대를
여전히 지나치지 못한 자신을
속으로 삼키며 그대 옆을
지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