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번엔

by 늘 하늘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 속

붉게 타오르는 것 같던

단풍잎의 모양이 뇌리에 스친다.


떨어지는 단풍잎은

공허한 우리 사이를 갈라놓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마음의 시위를 붙잡는다.


입 밖으로 내기전 생각했던

모든 말은 고개 숙인 네 앞에선

그저 흔들리기만 할 뿐

갈피를 잡지 못한다.


말 없이 흐르는 눈물은

내 결단을 기다리고 있지만,

내 결단은 너의 미안함을 기다린다.


어느 한쪽도 먼저 입을 열지 못하고

속으로 삼키며 되뇌는 단어들만

서로를 감싸 안으며 지키려 한다.


타오르고 재만 남은 내 마음은

되려 너를 받아들이려 하며

어깨를 두드린다.


다음번엔 꼭 용서하지 말아야지,

다음번엔 먼저 안아주지 말아야지,

다음번엔, 제발 그러지 않아주길


마음속으로 세번 읊조리며

타 버린 재를 모아 흩날려 보낸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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