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

by 늘 하늘

저 먼발치에서

너의 그림자를 따라 걷는다.


마주할 수 없기에

동시에, 떠날 수 없기에

그저 그림자를 따라

걷는 것에 스스로 타협한다.


희미한 또 다른 존재의

시간 저편의 세계에

너를 따라 걷다가도


잃어버릴까 혹은 놓쳐버릴까

한시도 깜빡이지 않아도

무심한 하늘의 빛은

점점 짧아져만 간다.


그렇게 너의 그림자가

가장 짧아진 시간은

나의 길이 가장 어두워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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