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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by 늘 하늘

가늠할 수 없기에

끝없이 빠져들 수 있었나.


한발 담가보고 싶은 욕심은

헤어 나올 수 없는

수렁 속으로 잡아당겨

끝에 도달하고픈 마음을

쉼 없이 담금질했다.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도

희미하게 보이는

어디선가 새어 나오는 빛은

손으로 잡을 수 없었고,

발끝도 닿지 않았다.


언제까지고 어항에 갇힌

금붕어처럼

끝없이 펼쳐진 새로운 길에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

가늠할 수 없는 깊이에

몸을 맡기고 마음을 넘긴다.


도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도달하지 않았으면 한다.


가늠할 수 없는

너를 향한 깊은 사랑이

끝나지 않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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