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취소 촉구 탄원서 쓰기 동참을 호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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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 교사이다. 2000년 교직 입직 직후 조합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뒤 지금까지 계속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력하나마 학교 민주주의 확대와 민주시민 양성을 위한 교육 활동에 꾸준히 매진하고 있다. 나는 담임을 맡으면 학생들과 그 보호자들에게 내가 전교조 조합원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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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재직 중인 학교는 사립학교이다. 사립학교에서 전교조 활동을 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주변 선배 교사들 말을 들어 보면 합법화 이전인 1990년대에는 여러 사립학교 교사들이 학교 관리자들이나 재단 관계자들에게 노골적으로 해고 운운하는 말을 들으며 탈퇴를 종용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전교조는 출범 이후 10여 년간 비합법 노조로 있다가 1999년에서야 합법노조가 되었다. 이후 20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그러나 한 명의 교사가 전교조 조합원으로 살아 가는 일은 여전히 자신의 온몸에 ‘주홍 글씨’를 새기는 것과 크게 다름이 없는 것 같다. 1999년 합법화가 이루어진 뒤 조금 상황이 나아진 듯하나 직간접적으로 이루어지는 탈퇴 압박은 여전해 보이기 때문이다.
전교조를 싫어하는 교장감들은 탈퇴 작업 대상이 된 전교조 조합원의 선배 교사를 통해 은근히 압박을 넣는다. 그들은 전교조 조합원 교사를 표적 삼아 그에게 부당한 업무 지시를 내리거나 기피 업무를 떠안게 하는 식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만드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비겁하고 치졸한 행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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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전에 있었던 학교(일반계 여자고등학교)는 한때 조합원 수가 전체 교사의 절반에 육박하였다. 노무현 정권 출범 직후인 2003~2004년 무렵이었다. 그 뒤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조합원이 10명 가까이 탈퇴하여 15명 안팎으로 줄었다가 현재는 6명으로 쪼그라든 상태라고 한다.
2009년은 엠비(MB)발 광우병 쇠고기 수입 조치에 반대하여 불타오른 촛불 정국 이후 교사 시국 선언 파문으로 교육계가 어수선하던 때였다. 그 해 봄에만 세 분의 조합원이 탈퇴 의사를 밝혀 왔다. 어느 날엔가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한 조합원 선생님이 전교조에서 탈퇴하겠다고 통보하고 갔고, 퇴근 무렵 다른 한 선생님이 교무실 문을 빼꼼히 열고는 미안하다면서 조합 탈퇴 소식을 전하고 가셨다.
그들 모두 내가 마음속으로 크게 기대고 있던 선배 교사들이었다. 나는 심리적인 충격이 무척 컸다. 더구나 당시 나는 학교 분회장을 맡고 있었다. ‘내가 무얼 잘못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면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나는 당시 선배 교사들이 특유의 육감을 발휘하여 전교조 분쇄 공작을 벌이기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던 엠비 정권의 보이지 않는 압박을 느끼고 있었다고 해석한다. 그들의 가까운 뒤에서 전교조 탈퇴를 회유하고 강요한 또 다른 손이 음험하게 숨어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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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을 거치는 10여년 사이 전교조는 끝이 보이지 않는 시궁 속에서 나뒹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급기야 박근혜 정권은 이명박 정권에서 피워 올린 법외노조 밑불을 그대로 이어받아 전교조 법외노조화 공작을 완수하고야 말았다. 그사이 2000년대 초반 한때 10만 명을 육박하던 전교조 조합원은 현재 5만명 대로 반토막이 난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전교조 조합원 수가 감소한 원인 중 한쪽에 전교조 자체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런데 그것이 가장 크고 결정적일까. 확실히 잘 모르겠다.
다만 정권에 의해 지속적으로 탄압의 표적이 되어 온 저간의 전교조 역사를 고려할 때, 노동조합 활동을 경원시하거나 노골적으로 꺼리는 사회문화적 분위기, 그리고 반노조주의 중심의 정치적 역학 구도와 같은 외인(外因)의 영향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법외노조 벌판에서 보낸 지 5년째를 지나고 있는 지금 지푸라기라도 붙잡아야 할 것 같은 절박한 심정을 고려하여 말한다면, 그런 외적 환경의 힘이 더 절대적으로 작용했다고 솔직하게 토로하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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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전교조가 출범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금 전교조 조합원들은 오는 5월 말 있을 전교조의 30살 생일 잔치를 기쁘게 치르기 위해 법외노조 취소 촉구 탄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교조가 이명박근혜 정권의 표적 공작에 의해 부당하게 법외노조가 되었다는 사실은 주지하는 바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탄원서를 쓰는 일은 정당하다.
나는 전교조가 최선이자 최고의 노동조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전교조가 없는 우리나라 교육 생태계를 조금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교육에서 민족 민주 인간화 교육의 기치를 최초로 내건, 민주주의 노동조합 전교조에게 힘을 보태 주셨으면 진심으로 고맙겠다.
●●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촉구 탄원서 쓰기 연대 활동에 동참하는 방법 ●●
1. 아래 첨부한 탄원서 양식을 그대로 출력한 뒤 아래쪽 “제 의견은,” 뒤에 간단하게 탄원 취소와 관련된 의견을 써서 맨 밑 팩스 번호로 전송하면 됩니다.
2. 탄원서에 개인 의견을 쓸 때 다음 같은 문장들을 적극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가. 박근혜 국정농단, 양승태 사법농단의 결과로 이뤄진 법외노조 철회하라.
나. 전교조를 제 위치로 돌려놓는 것은 광장촛불의 요구입니다. 전교조를 온전히 되돌려 놓아주시기 바랍니다.
다. 노동 3권이 보장되는 상식이 통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해 주세요.
라.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약속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노동조합 전교조를 본래의 위치로 되돌려 놓아주세요.
마. 올해는 전교조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전교조를 법외노조 상태로 두는 것은 이 땅의 참교육을 내팽개치는 것입니다. 전교조 법외노조 조치를 즉각 취소해 주시기 바랍니다.
바. 이 땅의 교육개혁과 혁신교육을 이끌어 나갈 30년 참교육 외길 전교조가 합법노조로 책임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법외노조 취소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 전교조 합법화로 이 땅의 참교육의 지평이 더 넓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법외노조 즉각 취소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