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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은균 Nov 29. 2020

슬픈 생일

1


해마다 생일날이면 어머니 아버지께 전화를 해 낳아 주셔서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드렸다.


아버지는 오냐 하시면서 웃으셨다. 어머니는 생일인 걸 알고 있었느냐시며, 맛있는 거라도 얻어 먹었는지 물으셨다.


어머니는 내가 자취하면서 대학 다닐 때 먼저 전화를 해 생일인 걸 알고 있었느냐고 묻곤 하셨는데, 그 말법이 결혼 후에도 계속 이어진 것 같다. 홀로 자취하며 지내는 자식 걱정을 그렇게 하신 것일 테다.


2


아버지 가신 지 9년이 지났다. 오늘은 작년 10월 어머니마저 하늘나라에 가신 뒤 두 번째로 맞는 생일날이었다.


나는 아침에 아내에게 따뜻한 미역국과 싱싱한 생고등어 구이가 올라간 생일상을 거하게 받았지만 하루종일 전화를 걸 데가 없어 공연히 마음이 어수선하였다.


부모구몰한 자식에게 생일은 슬픈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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