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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점에 일이 있어 들렀다가 <학교의 신경생물학>이라는 책을 샀다. 독일 정신과 전문의 요아힘 바우어가 썼다. ‘학교의 신경생물학’. 글쓴이가 첫 장에 내세운 말이다.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와 배움에 대한 ‘동기’다. 어떻게 만들어지나. 바우어는 동기전달물질 세 개를 강조했다.
1번 도파민. 일종의 ‘도핑마약’이다. 기분을 좋게 해 주며, 성과를 올리려고 노력하게 만든다. 2번 신체 자생의 오피오이드. 정신적・육체적으로 좋은 상태라고 느낄 수 있게 한다. 3번 옥시토신. 특정인들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들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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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세 가지의 ‘혼합물’은 독창적인 트리오를 형성한다. 즐겁게 살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뭔가 할 준비를 하며, 행동이 가져올 성공을 향유하기를 원하게 해 준다. 뇌에 있는 동기체계에서 이들 혼합물로 이루어진 멋진 ‘칵테일’이 방출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게 되는 관심, 사회적인 인정 그리고 개인적인 평가라는 것이다. (중략) 사회적 고립 혹은 소외는 동기체계 영역에 있는 유전자들을 비활성화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이와는 반대로 단순히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만 엿보여도 이 체계는 엄청나게 활성화한다. 아동과 청소년들이 동기와 관련해서, 그렇듯 중요한 인정과 평가를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는지는 분명하다. 그들은 신뢰하는 사람들에게서 그런 인정과 평가를 얻을 것이다. - 요아힘 바우어(2009), <학교를 칭찬하라>, 궁리,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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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인정과 관심을 받고 싶은 이가 부모와 교사다. 주변 어른들이다. 바우어에 따르면 아이들은 인정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들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싶어한다고 한다.
우리는 부모, 교육자 혹은 스승으로서, 아이들이 우리를 만족시켜주기 위해 혹은 우리에게 권력이 있다고 느끼게 해주기 위해 행동하도록 아이들을 양육해서는 안 된다. 삶이 그들에게 요구하게 될 능력, 즉 열정과 집중력, 창의력, 총명함, 도와주고자 하는 자세, 비판적 사고력, 근면, 지구력, 매수되지 않는 청렴함, 갈등에 대처하는 자세, 감정이입 능력, 공평함과 스포츠정신 등을 길러줘야 한다. - 요아힘 바우어(2009), 위의 책, 28쪽.
시의 수사법과 삼각함수와 영어 관계대명사 수업이 지향해야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이런 게 아닐까. ‘학교의 신경생물학’이 교사들로 하여금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한 기반이 될 것 같다. 교사가, 아이들을 춤추게 하는 진정한 의미의 ‘어른’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 제목 커버 배경 이미지는 <학교를 칭찬하라>(2009, 궁리)의 표지 사진이다. 포털 다음(Daum) '책'에서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