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통과시켜

우리들의 작은 영웅들

by 이기문

80년 5월의 광주를 알게 된 것은 87년 자연대의 어느 건물에서 상영된 영상물 때문이었다. 보는 내내 믿기지 않았고 믿을 수 없었지만 글자가 아닌 영상은 훨씬 진실에 다가간다. 그 이후 신문을 믿질 않았고 방송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 영상물이 나올 수 있었던 사실에 관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았다.


처음으로 자기 노래를 영화에 쓰게 했다는 조용필의 단발머리로 시작하는 영화. 영화는 경쾌한 노래로 시작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진실을 담아낸다.


다른 5월광주에 관한 영화와 달리 관객을 강요하거나 강제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영화는 점점 관객 스스로 그때로 들어가게 되고 끝내 영화와 하나가 되어 택시가 광주를 무사히 빠져나오길 바란다. 우리는 벌써 결과를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광주를 찾는 기자. 기자와 광주를 버리고 서울로 향하다 다시 광주로 들어가게 되는 택시운전사. 검문소에서 택시 트렁크를 수색하며 서울 번호판을 보지만 트렁크를 닫고 보내주라고 하는 군인.


인간의 기본적인 안전에 대한 욕구를 넘어서 진실과 생명과 사람으로 향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그 아름다운 우리들의 작은 영웅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역사의 흐름을 빠르게 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영화의 크레딧이 올라갈 때 지금은 고인이 된 기자가 택시운전사를 그리워하며 다시 만나 그의 택시를 타고 변화된 한국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한 장면에서 나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결국 사람인 것이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