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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Aug 08. 2018

시원한 맥주

막걸리야 미안해

오후4시 사무실안. 생각이 났다. 캔맥주 2개. 개업식때 남겨둔 캔맥주를 사무실 냉장고에 넣어 둔게 생각이 난 것이다.


한달을 냉장고 안에서 차디찬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있는 맥주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잠시후 사장님이 사무실을 나간다. 이때다. 얼른 냉장고로 가서 2개중 1개를 꺼낸다. 손에 닿는 감촉이 쌰하다. 그래 이거지. 히야시가 1달동안 잘 되었다.


자리에 돌아와 앉는데 사장님이 돌아온다. 후다닥 책상아래로 숨긴다. 그리고 소리 죽여 캔을 딴다. 딱, 치익~ 소리가 요란하다. 내 귀에만 그런가 보다. 사장님은 눈치를 채지 못한다.


한모금 넘긴다. 목젖에 차가운 맥주가 닿자 온 몸이 전율한다. 캬~ 시원하다. 라고 소리를 내지 못한다. 대신 작은 눈을 크게 뜨면서 미소를 머금고 행복해한다.


다시 한모금. 캬~ 죽인다. 여름엔 맥주다. 몰래 사무실에서 먹는 맥주가 최고다. 몇 년 전 COEX 반도체전시장 부스에서 몰래 먹던 막걸리가 생각났지만 고개를 흔들며 말한다.


<막걸리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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