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속에도 있는 평화
주역을 공부한 적이 있다. 주역은 점을 치는 실용서로 출발했는데 공자를 지나면서 철학책으로 승화되었다.
핵심은 세상 만물은 다 변한다는 것인데, 궁하면 변하게 되고 변하면 통하게 되며 통하면 오래간다는 것. 궁즉통이다.
세상사 다 변한다. 솔로몬의 절대반지에도 새겨져 있다는 문구와도 그 뜻이 통한다. 이 또한 지나 가리니.
힘든 시기에 있는 자여, 참고 견디라. 희망의 날들이 언덕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호기를 맞이한 이여, 대비하고 베풀며 배려할 지어다. 고난이 곧 닥칠 것이니.
불확실한 게 세상의 속성임을 인정하고 부정적인 마음이 들 때면 조용히 나에게 말한다. (애써) 저항하지 말고 (섣불리) 판단하지 말며 (굳이) 집착하지 말지어다.
달달한 믹스커피를 먹으며 생각한다. 그래. 평화는 조용한 산속이 아니라, 시끄러운 시장의 한가운데에서도 차 한잔의 여유와 커피 한 모금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내 마음속에 있다.
<세상은 불확실하다. 제기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