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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Dec 13. 2019

인지적 구두쇠

척 보면 압니다.

여자를 만났다. 예쁘다. 와우. 게임 끝. 


우리는 효율성이 뭔지를 알기 이전에 벌써 이를 사용하고 있다. 본능적으로다 말이다. 이로써 우리는 시간을 줄이고 에너지를 줄이며 좀 더 쉽게 살아간다. 필연적으로 우리는 경제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결국,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노리고 누리는 것이다.


경제학 원론에 나오는 내용이다. 상식이다. 이것을 다른 세련된 용어로 인지적 구두쇠라고 한다. 문제를 파악하는데 최대한 에너지를 덜 소모하는 방법으로 핵심을 파악하고자 한다. 인간은 그렇게 진화했다.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곳이 있다. 바로 신문이다. 기자, 편집장, 보도국장은 제목을 어떻게 뽑을까가 지상 최대의 과제이다.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제목으로 선입견을 만들어 나의 목적대로 독자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충분히 똑똑해서, 척 보면 안다.”라는 착각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제목이 아니라 디테일한 내용과 행간과 의도에 있다. 아차 하는 순간, 제목은 우리를 진실과 먼 곳으로 데려간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제목과 더불어 끝까지 내용을 읽고 이 기사가 의도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한번 더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의견을 사실처럼 포장하고 있지 않은지, 단편적 사실로 진실을 숨기고 있지 않는지. 


나름 신문 기사를 읽은 방법이 있다. 3가지다. 첫째, 반대편에서 기사 읽기. 둘째, 3자 입장에서 기사 읽기. 셋째, 미래로 가서 과거로써 기사 읽기.


쉽지 않다. 그래도 해보면 나름 재미가 있다. 어느 순간, 왜 조선일보 기자가, 왜 중앙일보 기자가 저런 얘기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아낄게 많다고 합리적이고 분별하는 생각조차 아끼지는 말자. 그러다가 내 생각이 내 것이 아니게 되니까 말이다.


<화장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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