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는 내가 좋다
아침 식탁. 고3 올라가는 둘째 아들이 수학 과목 선택에 대해 설명했다. 말인 즉 슨. 정시에 시험 볼 과목으로 수학 I과 수학 II을 기본으로 하고 선택으로 미분적분을 정했다고.
선택은 확률통계, 미분적분 그리고 기하벡터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 올타꾸나. 개그 본능이 올라온다. 한방 날린다. "아들~, 미적미적하면서 미적 선택한 거야? ㅎㅎㅎ"
순간 정적이 흐른다. 아내가 말한다. "여보 여보. 아재 개그 노노야~ 어디 가서 하지 마" 그나마 부드럽게 말해주어 고맙다고 해야 하나.
둘째가 웃으며 말한다. "아재 개그 할 때 친구들 사이에서 하는 말이 있어.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교훈도 없다 라고 ㅎㅎㅎ. 아빠 얘기는 아니야~"
'아빠 얘기야'로 들리지만 "흠흠. 말이 착착 감기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교훈도 없다. ㅎㅎㅎ 그래, 아빠 얘기하는 건 아니지?"
둘째가 내 물음에 대답 대신 "엄마! 된장찌개 맛있다 맛있어!"
나름 새로운 것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며 얼리어답터 되려고 노력했는데 이게 뭐야 ㅠㅠ
어제오늘 SNS에 퍼지는 미국 버니 샌더스의 앉은 모습 패러디는 이해가 되질 않는다. 저게 뭐지. 뭐가 재미있다는 거야.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거지?
잡히는 게 없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교훈도 없어 보이는데.
쩝쩝. 내가 아재가 맞는가 보구나. 머. 그래도 난, 내가 좋다. 내 운명을 사랑하고 말란다.
<아모르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