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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Aug 29. 2022

오늘이라는 선물

축하는 그때그때

지난 주 수요일.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아내가 말했다. "너무 자주 맛있는  먹는  아닌가? 오더 받았다고 맛있는  먹고, 수출대금 들어왔다고 먹고, 계약했다고 먹고, 잔금 했다고 먹고 ㅎㅎㅎ"


내가 말했다. "왜? 먹기 싫어? 내일 내일 하다가 결국 못 먹고 못 놀고 죽어 이 사람아! 기회가 되면 일단 축하하고 먹고 마시자고!!!"


최인훈의 소설 "광장". 이 소설은 남북 분단의 현실 앞에서 방황하는 주인공 명진을 통해 소문뿐인 혁명 이데올로기의 무서움 잔인함과 더불어 삶의 덧없음을 전한다. 우리 민족의 아픔에 심각한 화두를 던지는 소설로 교과서에도 등장하고 수능에도 몇 번 지문이 나온 것으로 안다.


몇 번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눈물 나는 장면은 사실 따로 있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인과의 마지막 대화 장면이다. 명진이 총공격이 시작되어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리게 될 것이란 사실을 은혜에게 알렸을 때, 은혜의 말에 눈물이 났던 것이다. 삶의 진실을 한 마디로 이토록 아름답게 표현하다니.


"명진 씨, 죽기 전에 부지런히 만나요!"


어제는 지나갔고, 내일은 알 수 없다. 결국 오늘 지금(Present)이 우리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선물(Present) 일뿐이다.


그때그때. 기념할 일은 기념하고 기뻐할 일은 기뻐하자. 휴가 아끼다 못 가고, 여행 계획만 하다 못 가고, 그러다 청춘 다 지나 늙어지면 힘없어 몬 논다. 아끼다 똥 된다는 말이다.


잔금 했다고 아내와 식당에 도착하여 주인에게 외친다. "여기 맛있는 콩나물국밥 순한  하나와 삶은 오징어  마리 부탁합니다. , 막걸리도 하나 주세요"


<오늘이라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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