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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May 01. 2016

어떻게 할 수 없는데요?

마음이 고와야지, 마음이

음... 못생겼다. 적극적으로 못생겼다. 얼굴에 여드름이 덕지덕지 났으며 알이 큰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머리는 말리다 말았고 핑크반팔티에 청멜빵바지를 입고 있는 20대 초반의 여자. 한쪽에 책을 펼쳐 놓고 그 위에 노트북 한쪽을 올려놓아 삐딱하게 놓았으며 키보드를 타닥타닥 칠때마다 뒤로 져처진 화면이 흔들렸다. 거칠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얼굴을 화면가까이 들이대고 있다.

바로 앞에 앉아 있는 나. 책을 읽는데 바로 눈 높이에서 모니터가 흔들대니 눈에 거슬렸다. 참아 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호흡명상 5분을 했으나 소용없다. 성철스님!, 이럴땐 어째요?

결국, "저기.. 이게 흔들려 신경쓰이는데 바로해서 쓰면 안될까요?"


일순간의 망설임이나 생각을 하지 않고 "어떻게 할 수 없는데요?" 하며 쌩한 시선으로 이상한 사람 처다보듯 한다.

이런. 내가 얼굴이 화끈한다. "어떻게 생각하기도 싫은데요"라고 하는 것 같다. 남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논문을 쓰는 듯 한데,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무슨 거창한 것이 아니길 빈다. 바로 앞에 본인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에 먼저 관심을 가지는게 어떨까요? 하고 속으로 말했다.

"그렇게 하면 목디스크에도 안 좋은데..."라는 말을 기어코 남기고 시선을 거두었다.


마침 옆자리가 비었고 옮겨 앉았다. 옛날에 이쁘면 성질 고약하고, 못생겨도 성격은 좋았는데. 옛말인가보다. 요즘은 못생기면 성질도 나쁘고, 예쁘면 마음도 착하다는 아내의 말을 실감했다. 쩝, 어느 남자일지 모르지만 고생깨나 하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책속으로 시선을 옮겼다.

여러분, 예쁜만큼 잘생긴만큼, 마음도 곱겠지요? 얼굴은 성형으로 고치면 되는데 마음은...

제3의 물결에 이은 제4의 물결, mental attitude. 마음의 태도. Attitude is altitude^^


마음이 고와야지요 암. 마음이. 남자나 여자나...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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