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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May 02. 2016

나는 너의 마음을 알고 있다

관심법, 좋은거야?

에피소드#1. 13:00 점심시간

오랜만에 아내가 해준 국수를 먹었다. 거의 다 먹어 갈 무렵, 아내가 선언하듯이 말한다. 다음 주말에 냉장고 정리해서 앞 음료수 넣는 칸에는 우유와 물만 넣을 수 있도록 해야지. "다른 건 넣지들 마세요." 순간 내 머리엔 하나의 생각이 확 스친다. 이때, 앞에 앉은 중1 둘째가 말했다.


“아빠,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맞혀볼까?”

“엉? 내가 무슨 생각하는데?”

“아빠, 지금 그러면 막걸리는 어디 보관하지 하고 생각하지?”

“아니…. 어떻게…??” “아빠, 표정에 그렇게 쓰여있어”


능청스럽게 말하고 마저 국수를 먹는다. 평소에 막걸리를 사다가 냉장고에 보관하며 조금씩 약 삼아 반주로  마시는 것을 아는 자만이 알 수 있는 것이리라. 그만큼 나에게 관심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니 기쁘다. 누군가 내게 애정 어린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은.


에피소드#2. 19:10 차량 안에서 이동 중

아내가 운전하여 막 출발하자 내 휴대폰이 블루투스에 자동 연결되면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앞자리 조수석에 앉은 둘째가 노래를 몇 곡 넘긴다. 그러다가 ‘김조한의 사랑에 빠지고 싶다’가 흘러나오자 잠시 엄마를 쳐다본다. 그리고 그 노래가 계속 이어진다. 둘째가 물었다.


“엄마, 지금 엄마 무슨 생각하는지 맞혀볼까?”

“그래, 내가 무슨 생각하는데?”

“엄마 지금,  이 노래 나오니 순간 고민했지?”

“엉? 무슨 고민?”

“신나는 노래 듣고 싶었는데 신나진 않지만 노래가 좋아서 들을까 말까 고민했지”

“아니 어떻게 그걸 알았어?”

“엄마, 이 노래 좋아하잖아 ㅎㅎㅎ"


관심법 있는 아들, 사랑스럽다. 그런데 이거 내 마음 들키면 부끄러울 때가 많은데 어쩌지 ㅋㅋㅋ


내 마음 알아줘도, 몰라줘도.....   

이것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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