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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Sep 17. 2016

좋은 말로 할 때!!!

원래 어디 있었지?

중1 둘째. 사춘기다. 간식으로 시리얼을 우유에 타서 먹고 거실에서 책을 보고 있다.


거실로 나온 아내. 어지럽게 놓여 있는 숟가락, 빈 그릇, 시리얼을 본다. 아내의 얼굴이 '앵그리 버드' 모드로 바뀐다.


“야. 이태호” [이름 세 글자 모두를 부른다. 심상치 않다. 뭐가 일어날 것 같다]


“내가 먹고, 제자리에 갖다 놓으라고 했.어. 안. 했.어.? 왜, 말을 안 들어! 도대체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들어.” [휴, 다행이다 내 얘긴 빠졌다.]


“내가 지금 치우려고 했.다.고.” [아뿔싸. 아내를 더 자극하고 말았다]


“뭐야!!!” [다시 둘째를 향해 일격을 가한다]


“좋은 말로 할 때 당장 치워!”


[둘째가 대꾸한다]

“지금 좋은 말 안 하고 있잖아” [아내가 당황한다. 좋은 말은 아닌 것이다. 겨우 표정을 수습하며 힘을 모아 다시 일격을 가한다]


“원래 이거 어딨었어???” [대꾸 말고 얼른  있던 곳으로 치우라는 것이다]


[시리얼을 잡으며 조용한 한마디. 다시 대꾸한다]

“원래는 마트에 있었지” [ㅎㅎㅎ 아내가 무장해제당하여 빵. 터지고 말았다]


나도 웃음을 참지 못하며 안방으로 총총히 갔다.


‘그럼 그럼 야단할 땐 좋은 말로 해야지’ ㅋ

‘맞아 맞아 시리얼은 마트에서 사 왔지’ ㅋㅋㅋ


<좋은말로 할때라고 할때, 이미 좋은말은 아닌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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