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ok of Boy (캐터린 길버트 머독) 서평
* Title: The Book of Boy
* Author: Catherin Gilbert Murdock
* Genre: Historical Fiction
* English Level: Grade 4-9 (lexile: 600L)
* Publisher: Greenwillow Books (2018)
'보이 Boy'는 곱추였다.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었고 폭력적인 괴롭힘을 당해야 했다. 불경하다면서 사람들은 그에게 돌을 던졌다. 보이는 자신의 보잘 것 없음을 숙명으로 여기며 자끄 경의 영지에서 염소지기를 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과나무 위에서 세군도라는 순례자와 조우하게 된다. 세군도는 7가지 성베드로의 성물을 찾아가는 여정에 보이를 동반자로 선택한다.
성물을 찾는 과정은 ‘훔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성스런 순례자인줄 알았던 세군도는 사람들을 속이고 이용하면서 성물을 도둑질도 능숙했다. 돈도 많은 듯했다.
Pilgrim he might be but this man has sin stitched into his soul.
그는 순례자일지 모르나 자신의 영혼을 죄와 엮어놓았다.
세군도는 보이의 전부였던 작은 영지 밖 다른 세상으로 그를 안내한다. 프랑스와 로마로 이어지는 대륙 여행을 통하여 보이는 세상의 이면을 보게 된다. 탐욕과 폭력, 굶주림, 기만으로 가득했다. 세상은 구원해야할 대상임에 분명했다.
보이는 누구보다도 먼저 자신에게 구원의 손길이 필요함을 느꼈다. 조금씩 형태를 갖춰가는 날개가 움찔거릴 때마다 보이는 꿈꿨다. 등의 혹이 사라지고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소년이 되는 날을.
성물이 하나둘씩 등짐에 쌓여가고 로마가 가까워질수록 보이의 마음은 더욱 술렁거렸다. 희망이 그를 들뜨게 할 때마다 보이는 성베드로의 말을 떠올렸다.
Boy, There was work to be done.
이것은 보이가 성바울의 무덤 안에 갇혔을 때 성베드로가 해준 말이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단다. 얘야.’
7가지 성물, 즉 성베드로의 갈비뼈, 치아, 엄지손가락, 발가락, 뼈가루, 해골, 마지막 무덤에 다다를 때까지 보이는 이 말을 몇 번이고 되새긴다.
모든 여정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보이는 이제 더 이상 등이 굽은 괴물이 아니었다.
친구였던 개들이 보이의 주변에 모여들면서 말했다.
- ‘Boy, Boy, you are back, you are back.
You smell different, Boy, Boy! You smell of...
- I smell like an angel, I smiled.
평생을 꿈꾸던 모습을 갖추고 고향 마을로 돌아온 보이. 자끄 경을 마주한 보이는 마음의 대화를 나눈다. 영주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죽은 가족을 만나게 해주었다. 또한 영주의 곱은 손을 펴주고 두개골에 난 패인 상처를 없애주었다.
‘절대로 너의 정체를 드러내지 마라.’
페트루스 신부가 했던 말을 보이는 위기의 순간마다 떠올렸다. 신부는 아이의 이름을 ‘보이’라고 지었다. 들으면 바로 잊어버릴 수 있는 이름. 아버지도 알 수 없고 정체를 드러내지 못한 채 그림자처럼 사는 삶.
어쩌면 보이에게 가장 가혹했던 건 사람들의 돌팔매나 옥스의 괴롭힘보다 존재감이라곤 없는 가치 없는 삶이 아니었을까.
세군도의 여정은 보이에게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길과도 같았다.
신념에 어긋나게도 도둑질과 거짓말이 필요할 때도 있었고 목숨이 위태로울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보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을 감수할 만큼 중요한 ‘보통의 남자아이’가 되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긴 여정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보이에게 요리사가 건낸 한마디는 날개를 펼치던 순간보다 보이를 더욱 기쁘게 했을지 모른다.
‘The goats have gone wild without you. You’ll have a fine time tracking them down.‘
She strode away.
세상에 존재할 이유를 찾은 보이.
이제 마음껏 자신의 날개를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보이는 순례자 세군도를 처음 만났던 사과나무 밑으로 갔다. 보이는 마지막으로 성베드로의 말을 떠올렸다.
Boy, There was work to be done.
그리고는 감추고 있었던 날개를 힘껏 폈다. 그리고 날랐다.
I spread my wings, and I flew.
우리 삶에는 7가지 성물을 찾아가거나 끝내 완수해야할 임무라는 건 없다.
인생의 어떤 단계에서 마주하게 될 숙제들을 하고 있을 뿐이다.
공부와 시험, 또는 취업, 결혼, 출산과 육아, 건강 등등 받아든 과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면서 산다.
어느 단계에 이르러 ‘이제 다 되었으니 그만해도 되’라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하나를 마치면 또 다른 과제가 다시 기다리고 있을 뿐. 소설과 다르게 과제를 완수해도 멋진 날개가 생기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묵묵히 주어진 시간을 살아간다. 스스로 잘 살고 있다고 느낄 때는 언제일까.
나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쓰임새라는 건 결국 한사람의 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타인들로부터 나오는 것 같다. 잘 생각해보면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사람들 틈에서 나라는 존재를 받아들여주기를 바라며 살고 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