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우주 Feb 27. 2022

대선 공보를 USB로 준다고?

시각장애인은 선거정보를 어떻게 얻을까?

TV, 라디오, 유튜브를 위시한 뉴미디어에서 나오는 소리를 통해 전달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우편물로 공보가 발송되는데 이때 비장애인하고는 조금 다른 형태의 공보를 받게 된다.

기본적으로 점자 형태의 공보문들 받았는데 이번에는 조금 특이한 형태로 받게 되었다.

기존에는 모두 점자 인쇄물로 되어있어서 그 두께가 엄청 났던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투표안내문 정보만 점자로 배송되었고 나머지는 USB에 공보가 담겨져 왔다.


1. 첫인상


첫인상은 신선하다는 느낌이었다. 무언가 디지털시대에 맞게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고 생각 했다.

기존의 점자 공보물은 무게나 두께가 상당 했었지만 이번에는 효율적인 방식을 선택했다고 생각 했다.

그리고 각 후보 마다 USB를 따로 주었기 때문에 8개 정도의 “공짜 USB”가 생긴것 같았다.


2. 자세히 살펴보기

우선 점자 투표안내문을 살펴보면 앞에 안내문 CD가 들어있고 기존 방식대로 점자가 새겨져 있었다.

물론 전맹 시각장애인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나와 같은 저시력인들에게는 점자를 해독할 수 없었다.

그리고 CD안내문은 좀 충격적이었는데 집에 이 CD를 돌릴 수 있는 디바이스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즉 나와 같은 저시력인은 투표안내문을 해석하기 매우 어려웠다.


“아니. 요즘 시대에 CD라니..”

대부분 USB에 명함의 점자 안내문을 부착하여 어떤 후보의 USB인지 확인하도록 했다.

특히 기호1번 이재명 후보는 굿즈를 연상 시키듯 큰 패키지에 큰 글씨 그리고 점자로 인쇄되어 매우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느꼈다.

이에 반해 기호 2번 윤석열후보는 비닐에 USB만 들어있어 전맹 시각장애인은 컴퓨터의 꽂아보지 않는 이상 윤 후보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USB에 매우 작게 인쇄되어 있어 저시력인도 알아보기 어려웠다.

심상정 후보 및 다른 후보들은 명함크기의 점자안내문과 함께 USB가 각각 들어 있었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의 것은 없었다? 이유가 뭘까.. 누락된건가.

(조원진, 김동연, 후보도 없었다.)


3. 내용살펴보기

제일 궁금한것은 내용보다도 용량이었다. 아무래도 다른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할것 같아서 용량이 제일 궁금했다.

기호1번 이재명 후보 USB 용량은 약 4기가로 추되었다. 이에 반해 윤석열 후보는 512MB인것 같았다. 심상점 후보는 역시 4GB였다. 대부분의 후보들도 4GB 용량이었다.

1) 기호1번 이재명

– 4GB

– hwp, 파일 폴더

hwp파일의 내용은 텍스트 형태의 후보자 설명자료 였다. 파일폴더안에는 사진자료 및 처음보는 형식의 파일들이 많았는데 mac사용자여서 그런가 사진자료 이외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외관 및 접근성은 좋았지만 hwp 프로그램이 없다면 공보에 접근할 수 없었다.


2) 기호2번 윤석열

– 512MB

– txt 파일, mp3파일, 파일폴더

– txt파일이라 한글이 설치되어있지 않아도 접근 가능, mp3로 음성으로도 접근가능

외관 접근성은 좋지 않지만 글, 음성에 대한 접근이 가능


3) 기호3번 정의당 심상정

– 4GB

– txt파일


4) 기호5번 기본소득당 오준호

– 4GB

– 파일폴더


5) 기호6번 국가혁명당 허경영

– 512MB

– hwp파일


6) 기호10번 김경재

– 4GB

– txt파일


7) 기호12번 진보당 김재연

– 4GB

– txt파일


8) 기호13번 통일한국당 이경희

– 4GB

– txt파일


4. 총평 및 개선점

우선 USB를 통해 접근성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은 칭찬할만 하다. 다만 디지털 공보를 보낼시 어느정도 포맷과 형태는 통일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CD 투표안내문의 이제 그만

CD라는 매체는 컴퓨터에서 사용되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요새 출시되는 PC나 노트북은 USB를 장착하고 있다.

따라서 CD보다는 USB를 채택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반드시 점자표식을 동봉해야 한다.

윤석열, 이경희 후보의 경우 USB에 점자를 표시하지 않아 어떤 후보의 공보인지 알기 어렵다.


– hwp보다는 txt형식이 낫다.

hwp는 특정프로그램 혹은 뷰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보 접근이 어렵다. 물론 워드프로세서에도 접근성 기능이 발달하여 시각 지원이 이루어지지만 공보가 단순 텍스트로만 구성되어있다면 hwp, word의 사용보다는 txt로 제공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 음성지원 mp3 지원

윤석열 후보만 mp3파일을 제공하고 있었다. 스크린리더로 읽는거 보다는 음성파일을 통해 청취하는 것이 훨씬 간편하다.


– 노인이나 컴퓨터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 하다

컴퓨터 사용에 밝은 사람도 있지만 노인이나 아예 컴퓨터 접근이 어려운 형편의 유권자도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별도의 유튜브 클립이나 카카오톡이나 문자를 통한 음성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도 생각해 볼만 하다.


– 공짜 USB가 너무 많이 생겼다.

USB가 갑자기 8개나 생겨서 처음에 기분이 나쁘지 않았지만 이를 개인이 다 활용하는 것이 어렵고 다음 선거때도 혹시나 이렇게 USB를 준다면 너무 많은 자원의 낭비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라서 선관위 차원에서 투표안내문, 공보물을 하나의 USB에 담아 전달 하는 것이 자원과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누구나 저시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