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
“ 왜 여기 왔느냐? ”
“ 이루어야 할 꿈이 있어서 왔습니다.”
“ 그 꿈이 무엇이냐? ”
“ 말할 수 없습니다. ”
“ 그 꿈이 작은 것이냐? ”
“ 엄청 큽니다. ”
“ 크다고 하니 일단 과제를 주겠다. 터득하고 오면 그때 너를 판단하겠다.”
회장은 교육원을 찾아온 빼빼 마르고 유행을 한참 지난 낡은 옷차림에 뒤축이 닳아 버린 등산화를 신고 찾아온 노숙자 같은 중년의 남자를 한참을 바라본 후, 밑도 끝도 없이 숙제 하나를 던졌다. 숙제마저 주지 않으면 이곳을 내려가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육감, 그러면서도 큰 꿈을 이루려는 그가 가진 소망을, 거기에 끈질기게 살아나려고 하는 독기를 보며, 이 사람이 혹 보석이 될 수도 있는 재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회장은 일단 늘 하던 ‘물러가거라’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허름한 외모와 달리 광채처럼 빛나던 그의 눈을 보고 혹시 그토록 찾던 후계자가 될 진흙 속의 진주는 아닐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바다에 황금물고기가 산다. 그 고기의 가치는 부르는 게 값이다. 때로는 그 물고기의 머리 부분에 있는 두 개의 원형뼈가 진짜 황금일 경우도 있어 황금물고기라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그 물고기를 잡으려고 했지만 쉽게 잡히질 않는다. 낚시로만 잡을 수 있다. 그 황금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찾아서 100번 이상 실제 도전한 후 그 결과를 가지고 다시 찾아오너라,”
‘바다? 낚시? 황금 물고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적이 별로 없는, 더구나 고기잡이는 하천에서 밑이 오목하게 생겨서 구멍이 난 물병을 놓아두면 그 안에 들어온 손가락 만한 물고기를 잡아 매운탕 해 먹은 기억뿐인데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 보라고? 큰 뜻이 있으니 해보라고 하셨겠지. 남자는 낚시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2.5 5.4 7.2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한 낚싯대, 4호 6호 등 바늘의 크기와 모양. 먹이는 무엇으로 할 것인지. 하천 저수지 강 바다 등 낚시하는 곳에 따라 그리고 잡고자 하는 어종에 따라 장비도 먹이도 잡는 방법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바다낚시는 더 전문적인 장비가 필요하고 잡고자 하는 어종에 따라 준비도 많이 해야 했다. 기본 장비만 준비하고 바다낚시 나섰다. 동호인 틈에 끼어 일단 관찰하기로 했다. 찌멈춤 매듭짓는 모습 구멍찌 수중찌도 같이 연결하여 목줄에 묶는 준비까지 미리 다 해야 한다. 그들의 체크사항과 기록들.
① 출 조일 : 0월 0일 ② 출 조 지 : 0 0 도 ③ 출조 인원 : 0명
④ 물 때 : ⑤ 바다 상황 :
⑥ 조황 요약 :
크릴 4장과 벵에용 파우더
잡어용 밑밥 준비
채비는 1.75호서스타입 원줄. 목줄은 1.5호. 낚수대 08대
갯바위 낚시
(아 이들은 아는 것과 실행을 기록으로 남기며 끊임없이 경험을 축적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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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 이어 공부와 실습 그리고 낚시고수들의 노하우 전수받기 등 노력을 한 그는 황금물고기는 잡지 못했지만 108번을 시도 후 뭔가 큰 깨달음이 있어 7년 만에 다시 교육원을 찾았다.
“회장님 다시 왔습니다. ”
“많이 힘들어 보이는군. 그래 황금 물고기는 낚아 보았느냐?”
“ 황금 물고기는 없습니다. ”
“ 그러면 무엇을 알게 되었느냐?”
“ 태양과 달과 지구의 위치관계에 따라 바다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그 순환사이클이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 그에 따라 계절이 바뀌면서 바닷물의 온도도 변하고 바닷속 에는 큰 흐름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조류와 해류와 깊이와 지상의 날씨에 따라 물고기들의 종류도 움직임도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것은 반복됩니다”
“또?”
“바다와 접한 섬이나 해안의 지형에 따라 달라지는 바닷물의 흐름도 중요합니다.”
“더 깨달은 점이 있다면? ”
“ 제가 만나본 낚시 고수들은 위에서 말씀드린 많은 사항을 경험으로 체득하고 있으며 천체의 흐름은 반복되므로 그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최적의 계절, 장소, 시간에 자기가 원하는 어종을 잘 기다려 낚은 후 돌아옵니다.”
두 사람 사이에 숨이 멎을 듯한 침묵이 흘렀다.
“당장 돈이 필요한가? ”
“ 아닙니다. 먹고 자는 것만 해결되면 충분합니다. ”
“ 그럼 3년간 연수과정을 허락하겠네. 단 엄격한 교육원의 규율을 어기면 언제라도 교육을 중단하고 떠나야 하네. ”
교육과정은 충격적이었다. 주제를 주고 자신의 생각 그리고 그 이유를 연수자들에게 설명하는 토론의 연속이고 관련된 지식을 충분히 공부해야 다음 과정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그 분야는 인문 자연 예술 사회 정치 문화 경제 과학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넘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