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로코비가이진(悦凱陣, よろこびがいじん)
- 마루오 혼텐, 카가와현 고토히라쵸
- 우동으로 유명한 카가와현의 1위의 명주
- 러일전쟁과 청일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아들을 위해 작명
- 활성탄을 쓰지 않는 클래식한 사케의 대명사
일본에는 약 14,000 여개의 섬이 있고 전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섬나라이며, 인도네시아에 이어 섬나라 중에서는 가장 인구가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크게 4개의 주요 섬으로 홋카이도, 혼슈, 큐슈, 시코쿠가 있습니다. 이 네 개의 주요 섬 중에서 가장 작은 현이 바로 시코쿠(四国)이며 이곳은 건너가기가 어려워 한때는 유배지로 이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시코쿠는 한자 그대로 4개의 나라가 있는데 옛 지명으로는 사누키, 이요, 아와, 토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다시 순서적으로 현대의 지명으로 바꿔 말하면 카가와, 에히메, 토쿠시마, 코치입니다. 사케로만 보면 단연 코치현이 가장 앞서지만 경제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가장 앞서는 곳은 바로 카가와현입니다.
카가와현의 현청소재지는 타카마츠인데 최근 한국에서 LCC가 취항하여 소도시 여행의 중심지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행의 핵심은 당연히 우동이며 일본에서도 우동켄(うどん県)이라 하여 이 지역은 우동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카가와의 옛 지명을 써서 사누키우동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우동이 많이 발전한 이유는 이 지역이 워낙 강수량이 적은 데다 큰 강이 없어서 예로부터 늘 상수원 확보에 비상이 걸리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물이 많이 필요한 쌀농사보다는 밀농사가 훨씬 재배하기 편했고 이로 인해 밀이 주 재료가 되는 우동이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아트의 섬으로 유명한 나오시마최근 아트의 섬으로 나오시마가 상당히 유명해졌는데 나오시마도 카가와현 소속이며 타카마츠 항에서 출발하는 배편이 상당히 많습니다. 소도시 여행으로는 볼거리와 먹거리가 충분하여 딱 좋은 곳입니다.
이 타카마츠에서 로컬 철도로 약 30분 정도 이동하면 또 하나의 작은 관광도시가 있습니다. 고토히라라는 곳인데 이 지역은 바다 항해의 안전을 지켜주는 신을 모시고 있는 고토히라궁이라는 신사로 유명합니다. 일본어로는 콤피라상이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으며 참배길에 있는 785개의 계단으로 유명한데 이는 고민을 없애준다는 '나야미오오토스(悩みを落とす)'라는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바다 항해의 안전을 지켜주는 신을 모시는 고토히라궁고토히라 역에서 참배길을 통해서 고토히라궁까지 가는 데는 약 50분 정도 소요되는데 볼거리도 많고 충분히 힐링도 가능합니다. 역에서 이 참배길로 올라가기 전에 반대방향으로 약 10분만 걸어가면 금번 소개드릴 카가와현의 최고의 명주인 요로코비가이진을 양조하는 마루오 혼텐이 있습니다.
마루오 혼텐은 1885년에 이 고토히라에 창업하였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에도시대 말기에 타카스기 신사쿠, 카츠라 코고로와 같은 존왕양이를 표명한 쵸슈번의 지사가 숨어 지낸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요로코비가이진은 노토토지가 빚는 이시카와현의 사케처럼 아주 방순하고 묵직하며 클래식한 주질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최근 트렌드에는 맞지 않지만 아츠칸이나 상온에서 마실 때 쌀 본연의 향과 감칠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마루오 혼텐 전경요로코비가이진의 요로코비는 기쁨을 의미하고 가이진은 개선을 의미하는데 청일전쟁(1894~1895)과 러일전쟁(1904~1905)의 승전의 의미를 담은 것입니다. 창업가의 아들이 러일전쟁에 참여했다가 무사히 귀환해서 그 기쁨을 작명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며 이 역사적인 사실을 모르고 단순히 지금의 발음으로만 해석하면 喜び外人처럼 기뻐하는 외국인이라는 뜻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요로코비가이진은 70% 정도가 열처리를 하지 않는 나마자케에 무여과 원주로 당연히 차게 해서 마셔야 할 것으로 이해되나 상온에서 마실 때 오히려 더욱더 깊은 맛을 구현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색깔을 투명하게 만드는 활성탄을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쌀이 가진 순수한 맛과 색으로 사케를 빚고 있습니다.
마루오 혼텐에 놓인 오브제 - 홈페이지 인용연간 400~500석(약 72,000리터~90,000리터)만 생산하며 모두 목제 탱크에서 양조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산도가 굉장히 높아서 숙성에 아주 적합한 사케로 '니혼슈도'로는 상당히 드라이한 카라구치인데 실제 맛을 보면 그렇게 드라이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누룩과 같은 덧쌀의 조건으로 총 13가지의 쌀 종류별 라인업을 가지고 있으며 같은 쌀도 산지별로 구별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쌀의 차이를 이해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며 그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루오 혼텐 바로 옆에는 1890년에 창업한 '마루오 양조소'가 있는데 이곳은 창업자는 같은 인물이나 법적으로는 전혀 별개의 회사입니다. 이곳에서는 간장과 된장을 현재도 인기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요로코비가이진 - 홈페이지 인용참고로 마루오 혼텐에서 고토히라궁 쪽으로 가는 참배길 입구 쪽에 견학도 가능하며 여행 중 들리기 좋은 니시노킨료(西野金陵) 주조라는 양조장도 있습니다. 주 브랜드는 킨료이며 견학할 수 있는 시설을 현대식으로 아주 잘 정비해 놓았습니다.
사케양조의 흐름과 킨료의 역사도 공부할 수 있고 시음과 사케 구입도 가능한 아주 멋진 양조장이니 고토히라에 여행하실 때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여기 마루오 혼텐은 역사적 가치는 있을지 모르나 견학시설로는 많이 부족하오니 이 점도 알아놓으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고토히라궁 참배길입구에 있는 킨료 주조
그럼 요로코비가이진의 대표적인 라인업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요로코비가이진 쥰마이다이긴죠 엔세키 나마자케
쌀의 향기로운 감칠맛에 육즙이 풍부한 신맛이 균형을 이룬 사케로 비프스튜나 탕수육, 하드 타입 치즈 등의 맛이 강한 식사와의 궁합이 좋음
술을 데움으로써 과일의 달콤한 향기와 쌀 본래의 감칠맛이 더욱 살아남
특정명칭 : 쥰마이다이긴죠
정미비율 : 35%
사용 쌀 : 야마다니시키
알코올 도수 : 17〜18%
산도 : 1.7
니혼슈도 : +8
* 요로코비가이진 쥰마이긴죠 코우 우스니고리 나마지코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