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키겐 (上喜元, じょうきげん)
- 사카타 주조, 야마가타현 사카타시
- 1946년에 사카타 지역의 5개의 양조장이 합병되어 만들어진 사카타 주조가 양조
- 죠키겐은 '큰 기쁨의 근원이 되는 사케이어라'는 뜻의 네이밍
- 전국신주감평회에서 무려 15번이나 금상을 수상
본 칼럼을 쓰면서 가장 유의하는 것은 단순히 사케의 주관적일 수 있는 맛과 감상을 얘기하기보다 한국에서는 알지 못하는 지리적, 문화적인 정보와 그 사케 브랜드가 가진 고유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풀어가려고 애를 씁니다. 근데 한 지역의 사케가 복수이면서 대부분이 명주인 곳의 사케를 얘기하려면 정보가 많이 겹치게 되어 신선함이 떨어지게 됩니다.
주로 명주가 많이 몰린 니가타, 후쿠시마, 야마가타 등이 그러합니다. 그래서 의외로 명주가 많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저의 칼럼 리스트에서는 자주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제가 다루는 브랜드는 다소 중첩되더라도 꼭 언급할 사케를 많이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스토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일단 제가 가장 객관적이라고 평가하는 '사케노와' 기준으로 TOP 100위 안에 드는 사케를 모두 소개해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2025년 11월 현재 사케노와 브랜드별 랭킹지금까지 약 3년 가까이 매주 칼럼을 써왔는데 앞으로 7~8개만 더 쓰면 TOP 100위 안에 랭크된 모든 사케는 소개해드리게 됩니다.
금번 제가 소개해드릴 사케는 명주임에도 불구하고 상기 말씀드린 것처럼 지역이 겹치고 스토리가 다소 두텁지 못해서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야마가타현의 '죠키겐'이라는 브랜드입니다.
죠키겐을 양조하는 양조장은 사카타 주조로 야마가타현 사카타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야마가타현은 사케 팬이라면 누구나 아시듯 쥬욘다이, 타테노카와, 에이코후지, 쿠도키죠즈, 데와자쿠라, 바쿠렌, 야마가타마사무네, 하츠마고, 가산류, 슈호, 토코, 아사히타카, 오오야마, 야마카와미츠오, 토미즈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엄청난 브랜드들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전국신주감평회에서 금상 수상 양조장을 가장 많이 배출한 곳으로 9년 연속 후쿠시마가 차지했으나, 2022년에 10년 연속 수상을 막은 곳이 바로 야마가타현입니다. 그만큼 명주가 많고 주질이 뛰어난 곳입니다. 그래서 금번 죠키겐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으나 의외로 야마가타현은 생각보다 넓고 지역구분이 명확합니다.
야마가타현은 지도를 보면 입을 벌린 사람의 옆얼굴 모양처럼 생겼습니다. 세부적으로 크게 쇼나이 지방, 모가미 지방, 무라야마 지방, 오키타마 지방의 네 개의 지역으로 나뉩니다. 같은 현이지만 쇼나이 지방과 나머지 지방은 전혀 다른 지리적 특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야마가타현은 이모니(芋煮)라는 향토음식이 있는데 토란, 곤약, 파 등의 야채에다 육류를 넣어서 만든 수프와 같은 국물요리입니다. 이 이모니가 쇼나이 지방에서는 돼지고기를 넣은 된장 베이스의 국물인데 반해, 모가미 지방과 무라야마 지방은 쇠고기를 넣은 간장 베이스의 국물입니다.
야마가타현의 세부적 지역 구분 - 山形県酒造組合 인용 편집필자가 소개한 사케 브랜드로 들어가 보면 쥬욘다이와 데와자쿠라, 슈호는 무라야마지방이며 에이코후지, 쿠도키죠즈, 타테노카와는 쇼나이 지방입니다. 금번 소개해드릴 죠키겐은 쇼나이 지방의 사케이며 더욱 엄밀히 소개드리면 사카타시(酒田市)의 사케입니다. 사카타시는 지금은 아주 한적한 외딴 시골 마을에 불과하지만 에도시대 때 한참 잘 나갈 때는 일본 최대의 무역선인 키타마에부네의 최대 기항지였으며 쌀이 아주 풍부하여 산쿄소코(山居倉庫)라는 쌀 거래소가 지금도 역사자료관으로서 운영되고 있는 등 예전엔 아주 핫한 지역이었습니다. 시의 이름에도 술(酒)이 들어갈 정도로 쌀과 사케에 있어서는 아주 유명했습니다.
그리고 이곳 사카타시는 골프팬이라면 다들 아실 유명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혼마 골프인데 이 시골에 무려 360명의 기술자가 모여서 설계부터 생산까지 일관해서 만들어내는 5만 평 규모의 혼마 사카타 공장이 있습니다. 창업자인 혼마 형제가 일본 최대 지주 중 한 곳이자 이 지역의 거상이었던 혼마 가문의 분가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일본 최고의 골프클럽 메이커인 혼마골프 - 혼마 홈페이지 인용죠키겐을 양조하는 사카타 주조는 야마가타현 사카타시에 있던 오토코야마, 요로, 후지야, 치사토이, 타마노카와 5개의 양조장이 1946년에 합병되어 만들어진 양조장이며, 주체가 되었던 하시모토 주조의 양조장이 현재의 양조장의 모체가 되었습니다. 참고로 사카타 주조의 전신인 하시모토 주조는 1844년에 창업했습니다. 여러 정보가 혼합되어 정확하지는 않으나 합병된 연도가 1946년이 아니라 1947년이라는 정보도 있으며 하시모토 주조는 오토코야마를 양조했던 양조장이었다는 정보도 있습니다.
주로 야마가타현 산 주조호적미인 데와산산, 미야마니시키, 타마나에를 비롯해서 야마다니시키, 고햐쿠만고쿠, 오마치, 코이오마치, 유메니시키 등의 무려 20여 종류의 쌀로 긴죠 또는 쥰마이긴죠의 향이 강한 모던한 사케를 양조하고 있습니다. 쌀만 다를 뿐인데 전혀 다양한 맛을 표현하고 있으며, 주조호적미의 쌀별 구별을 위한 시음용으로 아주 적합한 브랜드입니다.
사카타 주조 전경 - 홈페이지 인용생산량은 1200석 정도로 약 21만 리터에 해당하며 생산량의 80%가 혼죠조 이상의 특정명칭주로 양보다 질을 우선으로 양조에 임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긴죠 계열의 모던한 주질이 특징인 사케이지만, 키모토도 일부 생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긴죠 계열 사케가 트렌드를 이루며 사케의 붐을 주도하고 있지만 사카타 주조는 이 붐이 일기 전부터 긴죠 양조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시판이 아니라 개인적인 취미 또는 즐거움 수준에서 만들었었습니다. 거래를 하고 있던 도매상들이 주질의 레벨이 높다고 꼭 시판용으로 생산해 달라는 요청이 지금의 죠키겐을 만들어 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판된 이후 죠키겐은 전국신주감평회에서 무려 15번이나 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명가로 당당히 인정받기에 이릅니다.
죠키겐 - 홈페이지 인용사카타 주조의 사장이자 토지인 사토 쇼이치 씨는 창업 일가의 5대째에 해당하며 도쿄농대 양조과 출신입니다. 술이 생성되는 과정을 치밀하게 계산하는 스타일로 사케의 장인이라기보다는 학자에 가까운 스타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죠키겐의 일반적인 단어는 上機嫌이라는 일반명사로 아주 기분 좋은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일부 한자를 대체하여 上喜元으로 기재를 하였는데 '술은 사람 곁에서 늘 기쁨을 환기시켜 주는 소재이며, 이 술을 마시면서 누구나 죠키겐(上機嫌)이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과 '큰 기쁨의 근원이 되는 사케이어라'(上質な喜びの元になる酒であれ)서 네이밍 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노토토지로 유명한 이시카와현에도 같은 발음의 죠키겐이라는 사케가 있는데 주질도 정반대일 뿐만 아니라 이름도 전혀 다른 常きげん입니다.
그러면 죠키겐의 대표적인 라인업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죠키겐 쥰마이다이긴죠 야마다니시키 30%
고급스럽고 기품 있는 향기가 특징이며 야마다니시키의 최상의 단맛이 일품
죠키겐의 최고봉
특정명칭 : 쥰마이다이긴죠
맛 : 프루티
알코올 도수 : 16%
주조호적미 : 야마다니시키
정미비율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