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메이 (天明, てんめい)
- 아케보노 주조, 후쿠시마현 아이즈반게마치
- 양조장에 여자의 출입이 금지되었던 당시, 창업 2대째부터 3대 연속 여성이 사장이었던 양조장
- 새벽을 의미하는 아케보노 주조명과 같은 의미의 텐메이라는 브랜드
- '양조는 직접 몸소 마시고 공부하며 빚는 것'이라는 가르침 하에서의 양조
지난번 야마가타와 마찬가지로 또 하나의 사케 격전지의 브랜드를 소개해드립니다. 늘 후쿠시마의 사케는 방사능 이슈로 선입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한마디 설명드리고 소개를 합니다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도쿄에도 오시고 일본 여행에도 별 거리낌이 없으신 분이라면 사케도 마찬가지로 방사능 신경 쓰지 마시고 그냥 순수하게 즐기라고 말씀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일본에서 3번째로 큰 후쿠시마의 사케의 대부분은 서쪽 니가타 방면 쪽의 아이즈 지방에서 대부분 생산되고 있습니다. 금번 소개해드릴 '텐메이'라는 사케도 마찬가지로 아이즈 지방의 아이즈반게마치에서 양조되고 있습니다.
텐메이를 빚어내는 양조장 이름은 아케보노 주조입니다만 여기서 아케보노(曙)라고 하면 사전적 의미는 새벽, 여명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를 다시 다르게 표현하면 하늘이 열리는 시간 또는 밝아지는 시간 등으로 다르게 표현할 수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하늘이 밝아진다는 천명 즉, 텐메이(天明) 인 것입니다. 그리고 1781년부터 1789년까지의 일본의 연호이기도 합니다.
이 네이밍은 양조장이 내건 '전통을 지키면서 새로운 도전을 해 나가자'는 양조 콘셉트와도 일맥 상통하며, 새벽을 나타내는 말 자체에 열정과 긍정적인 마음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의 양조장과 아케보노 주조참고로 일본인들은 새벽의 시간을 참 좋아하는 듯합니다. 집도 해가 떠오르는 동향을 아주 선호하고 해가 떠오른다는 의미의 아사히 (朝日, 旭), 요아케, 아케보노 등의 단어를 아주 좋아합니다. 이에 역사적으로도 아마테라스나 욱일기도 모두 아침의 태양과 관계가 깊습니다.
참고로 모두가 전혀 관계없는 회사이지만 술 회사 상호만 보더라도 아사히 맥주, 닷사이를 양조하는 아사히 주조(旭酒造), 쿠보타를 생산하는 아사히 주조(朝日酒造)도 다 떠오르는 태양을 사명에 담고 있습니다.
텐메이를 양조하는 아케보노 주조는 러일전쟁이 발발한 1904년에 창업하였습니다. 창업자는 스즈키 코시로 씨인데 원래는 된장을 만들던 공장의 책임자였습니다. 그러던 중 소작인이 재배하던 쌀이 너무 품질이 좋아 직접 사케를 양조하기 시작한 것이 창업의 배경이라고 합니다.
텐메이 - 홈페이지 인용아케보노 주조는 2대째부터 4대째까지 전국적으로도 상당히 드문 케이스인 여계(女系) 양조장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여자는 양조장에 출입을 하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었기에 더욱더 희귀한 케이스였습니다. 창업 가문의 4대째에 해당하는 스즈키 아케미 사장이 1997년에 일반적인 양조방식이었던 토지(杜氏) 제도를 폐지하고 1999년에 론칭한 사케가 바로 이 텐메이입니다.
그러다 2005년에 갑자기 중병을 앓게 되었고, 도쿄농업대학에 진학했다가 중퇴 후 양조장 이외에 일반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어 취직한 아들 스즈키 코이치 씨가 취직 후 2년째에 양조장으로 복귀하게 됩니다.
아케보노 주조의 사장, 스즈키 코이치 씨 - 사케타임 인용예정보다 일찍 20대의 젊은 나이에 가업을 잇게 된 스즈키 코이치 씨는 20대에 토지가 된 아주 드문 케이스이며, 아케보노 주조 직원들도 대부분 20대 전후의 아주 젊은 사람들입니다. 그만큼 젊고 모던한 사케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은 갖춰진 상황이며 속속 젊은 감성에 맞는 라인업을 출시하기에 이릅니다.
텐메이가 어머니가 운영하던 시절, 안정적인 브랜드 확장을 이어오던 바 주질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도쿄에서 마셨던 텐메이가 열화된 나쁜 주질의 사케임을 알게 된 스즈키 코이치 씨는 2005년 양조장으로 복귀한 후 최고의 저온 양조환경을 갖추기 시작했으며 부단히 설비개선에 노력해 온 결과, 생산량과 매출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케보노 주조 - 사케타임 인용선대 사장이었던 어머니의 가르침은 '양조는 직접 몸소 마시고 공부하며 빚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양조장으로 복귀한 후 1년간 약 3000종류의 사케를 마시고 메모하고 기억하고 데이터화하면서 주질을 변화시켜 나갔습니다.
그러다 2011년 후쿠시마 대지진을 직격으로 맞으면서 아케보노 주조도 양조장 건물이 모두 무너지게 되고, 술은 여기저기 다 깨져 떨어지고 벽도 다 무너진 상황에서 모두가 일단 피난부터 하라고 했을 당시, 스즈키 코이치 씨는 사케를 통해서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강한 의지로 지금의 아케보노 주조를 일으켜 세웠으며 2013년에 6대째 사장으로 정식으로 젊은 나이에 취임하게 됩니다. (자료를 아무리 찾아봐도 4대째 사장인 어머니의 후계자인데 왜 6대째로 계산이 되는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만 공개된 자료는 6대째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직후의 아케보노 주조 - 홈페이지 인용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트 텐메이'를 출시하면서 후쿠시마 부흥을 응원하는 시리즈를 출시했는데 상당한 반응을 얻었으며 이 수익금의 일부를 후쿠시마 부흥 지원금으로 출연하면서 텐메이와 후쿠시마 부흥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연달아 Snowdrop이라는 요구르트와 사케를 결합한 리큐르를 출시하는데 이 역시 대박이 납니다. 이렇듯 연이어 혁신적인 제품들이 점점 텐메이의 명성을 쌓아 올리며 지금의 명성을 유지하게 됩니다.
하트 텐메이 양조에 있어서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바로 초저온 환경입니다. 특히 술덧에서 사케를 짜내는 공정의 작업실에는 영하 5도의 온도를 철저히 지켜내고 있습니다. 온도가 낮을수록 사케의 앙금이 가라앉는 속도도 빨라지게 되고, 이는 병입의 공정도 빨라지지만 주질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완성된 누룩을 건조시키는 방도 영하 10도로 관리하며 누룩균 이외의 일체 잡균이 번식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잡균의 원흉은 사람이라는 원칙아래 누룩을 만질 때도 비닐장갑을 끼게 하고 최대한 사람의 손이 닿지 않게 하면서 잡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요구르트와 사케를 혼합한 리큐르, 텐메이 Snowdrop술덧에서 사케와 지게미를 분리할 때, 전통방식인 천주머니를 사용하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데 이 역시도 한번 사용하면 뜨거운 물에 담근 후 고온건조기로 철저히 말리며 사용하는 등 양조 공정에 있어서 엄격한 관리에 임하고 있습니다.
스즈키 코이치 사장은 스스로를 먹보라 칭하며, 정성스럽고 철저한 공정으로 빚어낸 사케는 절대 술자리에서 주인공이 되어서는 안 되며 어디까지나 음식과 조화를 이루는 조연 이어야 한다는 철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2024년 창업 120주년 기념품 - 홈페이지 인용계절감이 있는 사케를 추구하며 일 년 내내 새로운 라인업을 출시하고 있고 항상 새로운 느낌을 텐메이를 연출하고자 합니다. 현재 순조롭게 증산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1500석 규모까지 커지면 더 이상의 증산 없이 양보다 질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합니다.
후쿠시마 산 쌀인 '유메노카'와 효모를 상당히 고집하며 전체 사용 쌀의 약 80%를 현지 지역 쌀을 사용하며 향토애가 상당히 강합니다.
텐메이는 최신 트렌드에 정확하게 들어맞으며 사케 초보자에게 추천하기에 아주 적합한 사케 브랜드로 손색이 없습니다.
그러면 텐메이의 대표적인 라인업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쥰마이다이긴죠 히이레 이치넨쥬쿠세이 챠이로노 텐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