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키 (飛露喜, ひろき)
- 히로키 주조본점, 후쿠시마현 아이즈반게마치
- 후쿠시마 방사능은 무시해도 될 위치의 후쿠시마 양조장들
- 9년 연속 전국신주감평회 금상수상 양조장 최다보유한 후쿠시마현
- 기쁨의 이슬이 흩날린다는 뜻의 히로키
사케를 얘기하면서 후쿠시마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고 후쿠시마를 얘기하면서 방사능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신경쓰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후쿠시마를 지리적으로 먼저 이해하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아무리 맛있어도 찾지 않게 되고 마셔도 뭔가 조금 찝찝함이 가시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후쿠시마는 생각보다 상당히 큰 현으로 일본에서 홋카이도, 이와테 다음으로 세번째로 큰 현입니다. 메이지유신 때의 폐번치현으로 이와키와 이와시로가 합해진 현으로 전라남도보다는 크고 강원도보다는 작은 사이즈입니다.
후쿠시마현 홈페이지 인용 편집
후쿠시마현은 대부분 산지인데 마을이 생성된 지역으로는 가장 오른쪽의 남북으로 이어진 하마도오리, 가운데 남북으로 이어진 나카도오리, 가장 서쪽의 아이즈지역으로 나뉩니다.
즉 우리가 걱정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지역은 하마도오리에 해당되고 아이즈 지역은 서쪽에 위치해서 행정구역으로는 후쿠시마이지만 지역색은 니가타에 더 가깝습니다. 후쿠시마의 대부분의 양조장이 여기 아이즈 지역에 몰려있기에 사케에 있어서의 원전사고의 이미지는 잠시 제쳐두고 술에 집중해도 좋다는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후쿠시마현 아이즈 지역의 유명 관광지 오우치주쿠
참고로 후쿠시마의 사케 중에는 유명한 것이 히로키, 다이시치, 샤라쿠, 텐메이, 콕켄, 오쿠노마츠, 나라만, 로만 등이 있는데 상기 사케 중에서 다이시치와 오쿠노마츠는 나카도오리의 니혼마츠시에 있고 나머지는 대부분 아이즈 지역에 양조장이 있습니다.
하마도오리에도 이와키고토부키라는 사케가 있었으나 지진 때 궤멸적인 피해를 입고 야마가타로 이전을 해서 양조를 하고 있기에 방사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케는 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일부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후쿠시마는 워낙 검사를 철저히 해서 출하하기에 굳이 그 영향이 있다고 한다면 오히려 검사안하는 인근 행정구역의 사케가 더 위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합니다.
2021년 8년연속 금상 수상 양조장을 가장 많이 배출한 행정구역으로 후쿠시마현이 선정
그리고 후쿠시마는 2022년 개최된 전국신주감평회에서 9회 연속으로 47 도도부현 중 가장 많은 금상 수상 양조장을 보유한 행정 자치단체가 되었으며 아쉽게 2023년에는 야마가타현에 그 위치를 물려주어 10년 연속은 불발이 되었습니다.
2021년에는 17개의 양조장이 금상을 수상하게 되었는데 쥬욘다이 탄생의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 준 샤라쿠부터 각키 마사무네, 로만, 텐메이, 히로토가와, 나라만 등이 있는데 이 17개 중에서도 당당히 2위를 차지한 브랜드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히로키(飛露喜)입니다.
히로키를 양조하는 양조장의 이름은 히로키 주조본점이라고 하는데 후쿠시마현 아이즈반게마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이즈반게마치 인근에는 일본의 3대 라면 중 하나인 키타카타 라면의 발상지인 키타카타가 북쪽에 있고 역사의 고장인 아이즈와카마츠도 바로 동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히로키 주조본점은 19세기 초에 창업을 해서 초기에는 된장과 간장을 중심으로 양조를 했고 사케는 이즈미카와라는 브랜드로 사랑받아 오다가 지금의 사장인 9대째 히로키 켄지 씨가 1997년에 가업을 이어받을 때만 해도 경영난으로 폐업까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1999년 스위트한 맛(甘口), 감칠 맛(旨味), 향기(香り)의 세 가지가 동시에 어필되는 무여과 생원주(무로카 나마겐슈)가 장점인 히로키를 야심차게 개발했고 나오자마자 사케 업계를 완전히 석권했습니다.
기존의 사케 업계의 주역이었던 니가타 사케과 차별화시키기 위해 만든 무여과 생원주 장르를 사케 업계에 확장시킨 공적은 어마어마하게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열처리 하지 않은 생주(나마자케)로 빅 히트를 친 이듬해부터 판매량이 늘긴 했지만 열처리 하지 않은 생주는 보관과 배송 시 항상 냉장 관리를 하기도 힘들뿐더러 시간이 지나면 변질도 쉽게 되어버려서 양조장이 다소 안정적으로 되고 나서는 다시 열처리(히이레) 술로 생산 라인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여과 생원주의 대박으로 생긴 수익을 다시 양조장 내 설비투자에 과감하게 쏟아붓습니다.
특히 원료처리 공정에 많은 투자를 하게 되는데 기포로 세미를 하는 최신식 기계, 세미후 물기를 빼는 전용 탈수기, 최신식 쌀을 찌는 시루 등 전반적으로 대대적인 투자와 연구를 이어나갔습니다.
히로키 양조에 있어서 가장 크게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맛의 일관된 재현성입니다.
언제나 같은 맛이 날수 있도록 여러 원료와 블렌딩도 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해온 결과 시판되는 사케 중에서 전국적으로 경쟁하는 사케 컴페티션(SAKE COMPETITION)에서 2012년 제1회 쥰마이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계속 10위 이내에 들고 있으며 2019년에서 긴죠슈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히로키(飛露喜)라는 네이밍은 창업주 및 양조장의 히로키(廣木)의 발음에다 다시 한자를 취음해서 새로이 의미를 부여했는데
'기쁨의 이슬이 흩날린다'는 뜻인
<'喜'びの'露'が'飛'び散る>
의 문장에서 한 글자씩 따와서 명명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1999년의 히로키의 붐이 일어난 후 현재도 여전한 인기가 있으며 구하기 힘든 사케의 대표적인 명주 중 하나로 손꼽히는 초특급 사케입니다.
그럼 간략한 히로키의 라인업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히로키 토쿠베츠쥰마이
프루티한 향이 입안을 먼저 감싸고 목넘김 후의 여운이 길게 남는 것이 특징
토쿠베츠쥰마
알코올 16%
주조호적미 : 비공개
정미비율 : 55%
히로키 토쿠베츠쥰마이 카스미자케
시보리타테의 신주로서 계절감이 뚜렷한 사케
토쿠베츠쥰마이
알코올 16%
주조호적미 : 비공개
정미비율 : 55%
히로키 토쿠베츠쥰마이 무로카나마겐슈
전형적인 무로카나마겐슈의 맛인 중후한 쌀의 감칠맛이 특징
토쿠베츠쥰마이
알코올 17%
주조호적미 : 고햐쿠만고쿠
정미비율 55%
히로키 쥰마이긴죠
쌀의 감칠맛의 응축감과 깔끔한 뒷맛의 밸런스가 상당히 좋은 사케
쥰마이긴죠
알코올 16%
주조호적미 : 야마다니시
정미비율 : 비공개
히로키 쥰마이다이긴죠
프루티한 향이 입안을 먼저 감싸고 목넘김 후의 여운이 길게 남는 것이 특징
쥰마이다이긴죠
알코올 16~17%
주조호적미 : 야마다니시키
정미비율 : 40%
후쿠시마에는 또 하나의 명주 샤라쿠라는 어마어마한 명주가 버티고 있지만 히로키는 일반 사케를 번들로 사야지만 팔 정도로 상당한 인기입니다. 대부분의 사케가 그렇지만 브랜드를 읽기만 해도 사케전문가입니다.
꼭 기억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