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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Jan 04. 2023

소주韓잔 사케日잔 - 12 : 핫카이산 (八海山)

한국무역협회 투고 : 열두 번째 이야기

핫카이산 (八海山, はっかいさん)


 - 니가타현 미나미우오누마시 (新潟県 南魚沼市)

 - 니가타 BIG3 (쿠보타, 코시노캄바이, 핫카이산)

 - 유명세에 비해서는 의외로 역사가 짧은 양조장 (1922년 창업 후 3대째)

 - 낙뢰의 전설이 깃든 '라이덴 사마노 시미즈' (雷電様の清水)의 물로 양조



구하기 어렵고, 접하기 어려운 사케를 기술하는 것도 어느 정도 레벨에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정보일지 몰라도 다소 사케 즉, 니혼슈(日本酒)가 낯선 사람에겐 흔한 사케부터 알아가는 것도 좋을 듯해서, 한때는 정말 구하기 힘들고, 환상의 술이었지만, 최근엔 어딜 가나 만날 수 있는 핫카이산(八海山)을 소개하고자 한다.


핫카이산(八海山)은 니혼슈의 명산지 니가타(新潟)에서도 쿠보타(久保田), 코시노 캄바이(越乃寒梅)와 함께 니가타 BIG3에 분류되기도 한다.  

 RAKUTEN 新潟銘酒王国 인용


핫카이산(八海山)은 실제 존재하는 핫카이산(八海山)이라는 산기슭에 자리 잡은 핫카이 양조(八海醸造)라는 양조장(酒蔵)에서 만드는 산이름이자 브랜드 이름이기도 하다.  


도쿄(東京)에 있는 사람은 스키장으로 한 번쯤은 가봤을 법한 에치고유자와(越後湯沢)에서 불과 36킬로 정도만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타난다.

도쿄에서는 약 215킬로 떨어져 있으며 차로 약 3시간 걸린다.

높이는 해발 1778미터이며, 예로부터 영산(霊山)으로 추앙받았고, 나카노다케(中ノ岳), 에치고 코마가타케(越後駒ケ岳)와 함께 에치고산잔(越後三山) 또는 우오누마산잔(魚沼三山)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핫카이산 홈페이지 인용


일본 전국의 백명산(百名山)에는 들지 못하고, 그다음 분류인 이백명산(二百名山)에는 포함되어 있다.


핫카이산(八海山)이라는 니혼슈 브랜드는 유명세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그렇게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1922년에 창업해서 1997년에 3대째 사장인 나구모 지로(南雲二郎)가 현재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뒤집어 말하면, 그 짧은 역사에 비해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스테디셀러 브랜드가 될 정도의 유명세를 구축한 것은 상당한 노력과 운영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했던 카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설국(雪国)의 배경인 유자와(湯沢)부터 핫카이산(八海山)까지 이어지는 에치고 산맥(越後山脈)에서 나오는 '라이덴 사마노 시미즈' (雷電様の清水)를 원료로 한다.  

일부에선 시미즈(清水, 맑은 물)가 아닌, 그냥 미즈(水, 물)로 표현하기도 한다.


 '라이덴 사마노 시미즈' (雷電様の清水)를 굳이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라이덴님의 맑은 물', '뇌전(雷電) 즉, 천둥 번개님의 맑은 물'이 된다 .


예전 이곳에 낙뢰(落雷)에 의한 재해가 많았는데, 그 피해를 입었던 한 사람이 천둥 번개(雷電)를 제대로 제사로 모시기 시작하고 나서는 그 피해가 사라졌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핫카이산 소주


니가타현(新潟県)내에서는 매출이 쿠보타(久保田)를 만드는 아사히 주조(朝日酒造), 키쿠스이(菊水)를 만드는 키쿠스이 주조(菊水酒造) 다음으로 많다고 한다.  


역시 니가타(新潟)의 명주의 특징답게 단아하고, 드라이한 맛(淡麗辛口)을 가지고 있으며, 혼죠조(本醸造)를 긴죠(吟醸)급의 맛으로, 그리고 긴죠(吟醸)의 맛을 다이긴죠(大吟醸)급으로 구현한다는 모토로 꾸준히 연구 개발을 거듭해 왔다.


쉽게 질리지 않도록 맛을 내어 일식요리와 안주를 돋보이게 하는 명품 조연의 역할을 맡고 있으며, 마시다 정신 차려보면 어느새 술병이 다 비어버린다는 어떤 의미에서는 위험한 일품(逸品) 사케다.


니혼슈(日本酒) 양조업계에서는 올해 딱 100년이 된 비교적 젊은 회사(?)인 핫카이산(八海山) 단 3대(代) 만에 메이저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  키워드는 일반적 타 양조장이 추구하는 프리미엄화가 아닌 니혼슈를 생활필수품으로 자리매김시키는 '안정공급'에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핫카이산(八海山)은 모든 라인업이 긴죠주(吟醸酒) 이상이다.  즉 정미비율이 60% 이하의 술은 만들지 않고 있다.


그래서 쌀 껍질에 있는 여분의 영양분을 제거함으로써, 잡미 없는 깔끔한 맛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핫카이산(八海山) 라인업 중 가장 고급이라 할 수 있는 핫카이산 콘고신(八海山 金剛心)은 주조호적미(酒造好適米)를 효고현(兵庫県) 산 야마다니시키(山田錦)를 쓰고 35%의 정미비율을 가진 이른바, 꿈의 'YK35'에 거의 근접한 술이다.

핫카이산 홈페이지 인용


마시고 싶어도 못 마시는 환상의 술보다, 마시고 싶을 때 언제나 마실 수 있는 고급주의 컨셉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핫카이산(八海山)을 한번쯤은 접해보자. 편의점에도, 슈퍼에도 웬만한 곳에서는 구입할 수 있는 친근한 고급 사케다.


에치고 유자와 역의 폰슈칸(ぽんしゅ館)의 전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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