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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Feb 29. 2024

니혼슈도(日本酒度)

다섯 번째 악기

사케의 정보를 보면 라벨이나 메뉴판에 니혼슈도(日本酒度)라는 것이 있다.

여러 사케를 설명하는 정보 중 맛을 가늠하는 아주 중요한 정보 중 하나다.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의무 기재사항은 아니나, 워낙 종류가 많은 사케를 엄선함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정보이며, 더 깊이 들어가면 산도(酸度), 아미노산도(アミノ酸度) 같은 정보도 있으나 니혼슈도 정도만 알아도 충분히 맛을 대략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


미이노 고토부키(三井の寿)의 쥰마이긴죠(純米吟醸) 오오카라구치(大辛口)

대략적으로 대부분의 사케는 니혼슈도 +20 전후에서 -10 전후 사이에 대부분 위치한다.

아주 간단히 읽는 방법을 안내하자면 다음과 같다.


니혼슈도는 물리적으로는 0이 중간 기준이지만, 실제 마니아 또는 일반적인 업계 분위기로는 +2 정도가 중간 기준이 된다.

니혼슈도 표- ODK 인용 편집

아마구치(甘口)는 한자대로 아주 스위트한 단맛을 말하지만, 카라구치(辛口)는 신라면에서 쓰이는 것처럼 맵다는 본래의 의미를 가지는 게 아니라 단맛의 반대개념으로 카라(辛)라는 한자가 쓰였을 뿐, 실제는 드라이한 맛을 나타낸다. 즉, 니혼슈도는 얼마나 단맛이 있느냐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여기서 플러스로 올라갈수록 카라구치가 되며, 마이너스로 갈수록 아마구치가 된다.

그 이유는 니혼슈도를 계량하는 기기를 보면 이해가 된다.


니혼슈도 측정원리 - Sake Street 인용 편집

물이 담겨있는 눈금 달린 측량 막대를, 측정할 술이 담긴 통에 띄운다.

술은 당분이 많을수록 비중이 높아지는데, 상대적으로 그 보다 가벼운 물이 든 막대는 올라가게 되어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반대의 경우로 당분이 적으면 물이 더 무거워져서 막대가 내려가서 눈금이 플러스가 되는 원리다.


최근의 트렌드는 담려(淡麗)하면서 드라이한 카라구치(辛口)가 인기가 많다.

일반적인 애주가들에게는 카라구치가 인기가 많고, 최근엔 여성들을 중심으로 쥰마이다이긴죠와 같은 프루티 한 계열의 아마구치가 인기다.

분포적으로 보면 전체적으로는 카라구치가 많은 편이다.


니혼슈도 +20의 극단적인 카라구치로 이름마저 마그마(魔愚魔)로 지어진 술이 있는가 하면, 아무런 인공감미료 등을 타지 않고도 -61의 니혼슈도를 만들어내는 세키젠과 같은 사케도 있다.


이제는 '니혼슈도' 하나만으로 마시지 않고도 어느 정도 맛을 예상할 수 있는 기준을 갖추게 되었다.

여기다 추가로 산도(酸度)를 정말 간략하게 소개해보면, 산도는 1.4 정도가 중간 기준이며, 높을수록 농후하고 걸쭉하며 낮을수록 담려하고 산뜻하다.


산도 표 - ODK 인용 편집

이제 라벨 앞면에 스펙을 적어 넣는 대표적인 사케인 카메이즈미를 보고 이 술이 어떤 술인지 맞춰보자...


일반적인 술과 달리 개성이 상당히 강하다.

먼저 -13의 니혼슈도로 엄청나게 아마구치이며, 산도 1.7로 다소 농후하다. 

원재료명을 보면 알겠지만, 그 어떤 인공향료도 넣지 않았는데, 이렇게 단 맛이 나는 건 CEL-24라는 효모에 그 답이 있다. 

게다가 나마자케(生酒)로 열처리를 하지 않았으니, 상당히 프레쉬하며 신선하다. 

쥰마이(純米)는 양조알코올을 쓰지 않고 순순히 쌀로만 만들었다는 뜻이며, 긴죠(吟醸)는 쌀을 깎고 남은 정미비율이 60% 이하라는 뜻이며, 겐슈(原酒)는 물을 타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술이 얼마나 맛있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며, 그 양조장의 자신감과 남다른 스펙이 뒷면에 있어야 할 정보를 앞면으로 내세운 배경이기도 하다.


고치현(高知県) 술로 칸사이 지방에 특히 많이 볼 수 있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으니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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