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미사마 jemisama Mar 18. 2024

소주韓잔 사케日잔-78: 세토이치(セトイチ)

한국무역협회 투고 : 일흔여덟 번째 이야기

세토이치 (セトイチ)

 - 가나가와현 카이세이마치 (神奈川県 開成町)

 - 1865년 창업 후 1980년에 자사양조를 쉬다가 2018년에 다시 양조

 - 거의 모든 콘테스트에서 수상하는 전통과 역사를 가진 상당한 신흥 명주

 - 마시는 사람과 상황까지 이미지화한 전원풍경을 담은 라인업



동경 인근에 술이 이렇게 맛있고 수상도 많이 했는데 왜 덜 알려졌지?라는 사케가 있어서 소개해보기로 한다. 양조장은 일본 제일의 온천인 하코네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어서 하코네 갈 일이 있다면 한 번씩 들러보는 것도 추천해 본다. 물론 양조장 자체보다 그 인근에서 지자케로서 접할 기회가 많다는 뜻이다.


의외로 호오비덴이나 센킨, 자쿠 등 유명한 양조장을 직접 방문하면 견학은커녕 쇼룸마저 없어서 근처의 특약점에 가서 술만 몇 병 사 오는 헛걸음(?)을 할 수 있으니, 양조장 방문 시에는 사전에 꼭 체크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소개할 사케는 '세토이치'라는 사케다.

일반 이자카야나 주점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숨은 명주 중 하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세토이치는 각 라인업별로 전량 소량만 생산해서 대량으로 유통시킬만한 사케 자체수량이 모자란 면도 있다.


양조장의 이름은 세토 주조점(瀬戸酒造店)으로 1865년에 창업했다. 1980년에 자가 양조를 한번 중단했다가 최근인 2018년에 38년 만에 양조를 재개했다.

그 사이는 폐업한 것은 아니고, 후계자 등의 문제가 있어서 타 양조장의 술을 병입만 하면서 명맥을 유지하다 카이세이마치(開成町) 지역부흥 의뢰를 받은 컨설턴트 회사가 인수하여 양조를 재개한 것이다.


각각 쌀이 다른 3가지의 사케를 생산하며, 탄자와산(丹沢山) 수계의 지하수를 이용한다. 가마솥의 증기 이론을 베이스로 한 기술과 정성스럽고 독특한 누룩제조 등으로 차별화를 이뤄내고 있다.


탄자와산 - 위키피디어 인용


탄자와산은 해발 1567미터로 도쿄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백명산(日本百名山)중 하나로 도쿄의 등산 초보자들의 등산 훈련코스로 유명하다. 국정공원으로 지정이 되어 있고, 일본 최고의 온천지역인 하코네 인근의 명산이다.


세토이치 시리즈는 같은 물과 같은 효모로 빚어내되 주조호적미 즉 쌀만 바꿔서 출시하고 있다. 각각의 쌀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고 음미할 수 있는 것이다. 쌀은 주조호적미 중 최고의 쌀인 야마다니시키(山田錦), 오마치(雄町), 아이야마(愛山)를 쓴다.


 세토 주조점은 크게 3가지의 라인업이 있는데 가볍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사카타니시키 (酒田錦)


창업한 막부말기 때부터의 전통을 이어온 대표브랜드다.

양조장이 있는 이 지역은 좋은 물이 있고, 재배환경이 좋아 주조호적미 즉 술쌀 재배가 아주 성행해서 예부터 사카타무라(酒田村)라고 불리었다.

그 우수한 지역쌀과 창업 시부터 양조장에 서식하고 있는 효모와 결합시켜 예전 창업 시 브랜드 그대로 재탄생시켰다.

식사와 잘 어울리는 식중주로서 훌륭하고, 특히 이 지역 명산품인 소의 내장구이(コリコリ焼き)와 건어물과 상당히 궁합이 좋다.




2. 아시가리고 (あしがり郷)

이 브랜드는 카이세이마치에 펼쳐지는 전원 풍경을 담은 브랜드다.

카이세이마치는 수국으로 아주 유명한 지역이다. 그 수국에서 효모를 추출하여 만든 사케로, 전원풍경과 넓은 하늘, 하코네 산줄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카이세이마치의 아름다운 계절감 있는 풍경을 형상화 한 화이트와인 같은 상쾌하고 깨끗한 맛이 일품이다.  

 


3. 세토이치 (セトイチ)

상기 2개의 브랜드도 수상실적도 상당하고 마니아 층으로부터 인정도 받았지만, 세토 주조점의 주인공은 단연 세토이치다.

세토이치에 해당하는 모든 라인업은 전량 소량생산이며, 각기 전혀 색다른 맛을 가지고 있다.



누구와 언제 어떤 음식과 마시느냐를 이미지화해서 8가지로 세분화해서 만들어낸 궁극의 식중주다.

마시는 사람과 마시는 상황까지 설정해서 만들다 보니 네이밍도 상당히 독특하고 인상적이다.

그중 독특한 네이밍 몇 가지만 보면, '달이 이쁘네요'(月が綺麗ですね), '바람이 불면'(風が吹いたら), '소리도 없이'(音も無く) 등이 있다.


'달이 이쁘네요'(月が綺麗ですね) - 세토주조점 홈페이지 인용
'바람이 불면'(風が吹いたら) - 세토주조점 홈페이지 인용


'소리도 없이'(音も無く) - 세토주조점 홈페이지 인용




다시 양조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각 라인업별로 거의 모든 각종 세계 품평회에서 수상을 하지 않은 라인업이 없을 정도로 맛이 우수하다.

매년 KURA MASTER, INTERNATIONAL WINE CHALLENGE, U.S. NATIONAL SAKE APPRAISAL에서 세토이치의 여러 라인업 들이 수상을 해오고 있고, 가장 최근엔 '와인글라스로 맛있는 니혼슈 어워드 2023(ワイングラスでおいしい日本酒アワード2023)에서 다시 세토이치의 3개의 브랜드가 프리미엄 부문에서 수상을 하였다.


최근 아라마사, 쥬욘다이 등 핫한 사케도 많지만, 때론 이렇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엄청난 맛의 명주를 소개하는 기쁨도 크다고 생각해서 자주 이 공간을 빌어서 숨은 명주를 소개하고자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