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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Jul 29. 2024

소주韓잔 사케日잔-87: 테도리가와(手取川)

한국무역협회 투고 : 여든일곱 번째 이야기

테도리가와 (手取川, てどりがわ)

 - 요시다주조점, 이시카와현 하쿠산시 (石川県 白山市)

 - 노토토지가 지배하는 이시카와현에서 전혀 색다른 요즘 트렌드에 맞춘 사케

 - 일본 3대 명산 중 하나인 하쿠산에서 발원한 테도리가와의 복류수로 빚는 사케

 - 잘 나가던 테도리가와에 더욱 박차를 가한 2021년에 론칭된 요시다구라u



토지(杜氏)라는 일본에서도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사케 양조에 있어서 양조의 총책임자를 가리키는 사케업계의 용어입니다. 요즘말로 하면 공장장이라고 하면 맞을 듯합니다.


이 토지집단이 파벌처럼 여러 계열로 나뉘어 있는데 각 토지집단별로 추구하는 양조법이나 고집이 있어서 사케의 맛이 전혀 다르게 발현됩니다.

일본의 3대 토지라고 하면 이와테현의 남부토지, 니가타의 에치고토지, 효고현의 탄바토지가 3대 토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빨간색이 3대 토지, 파란색이 노토토지 - 홈페이지 인용


그런데 이 3대 토지집단 이외에도 아주 특색이 강한 토지집단이 있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노토토지라는 집단인데 발상지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의 끝자락으로 2024년 1월 1일에 대지진이 일어난 지역과 일치합니다. 철도가 생기면서 노토토지는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데 카나자와 및 토야마, 후쿠이, 교토 등 인근 지역을 거의 커버하고 있는 토지로 맛이 상당히 진하고 묵직합니다. 최근의 트렌드와는 다소 동떨어진 전형적인 옛날 사케의 맛을 구현해 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사케마니아 들이야 어떤 사케든 다 잘 마실 수 있지만 아직 사케가 익숙하지 않거나 알코올 자체가 부담스러운 초보자에겐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조금 나쁘게 말하면 이 지역의 사케를 마시면 다시는 사케를 마시려고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이긴죠 계열보다는 키모토나 야마하이가 메인으로 차게 해서 와인 글라스 등으로 마시는 요즘의 트렌드와 달리 아츠캉이나 상온으로 마시는 묵직한 사케가 대부분입니다.


이시카와현 하쿠산시 그리고 노토반도


저 역시 초보자에게 사케를 추천할 때는 절대 피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 지역의 사케가 나쁘다는 얘기가 절대 아니라 초보자에게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음식이 다 그렇지만 사케도 개인차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이 노토토지가 만들어내는 브랜드를 잠시 엿보면 키쿠히메, 죠키겐, 소겐, 카이운, 텐구마이, 마스이즈미, 노구치 나오히코 켄큐쇼 등이 있습니다.


노토토지가 지배하는 이시카와현이지만 이 지역에서 강력 추천할 사케도 있습니다. 오늘은 바로 그 사케를 언급하려고 합니다.


이시카와현의 전반적 특징과 상당히 배치되는 맛의 퍼포먼스를 가지고 있으며 초보자에게 강력 추천할 상당히 우수한 사케입니다.



바로 테도리가와라는 이시카와현 하쿠산시에서 양조하는 사케입니다만 최근 핫한 사케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사케로 호불호가 거의 없을 정도로 모두가 좋아할 만한 사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테도리가와를 양조하는 곳은 요시다주조점으로 하쿠산에서 발원해서 이시카와현 내 72킬로를 흐르는 테도리가와의 풍부한 복류수를 사용해 양조하고 있는 곳으로 이시카와현을 대표하는 사케로 거듭 태어났습니다.  


하쿠산은 2702미터의 활화산으로 후지산, 타테야마와 함께 일본의 3대 명산에 지정될 정도로 상당한 영산입니다. 일 년 내내 늘 하얀 눈으로 덮여있어서 하얀 산이라는 뜻의 하쿠산(白山)이라 명명되었고 사케 브랜드 테도리가와는 실제 존재하는 강의 이름을 그대로 따와서 네이밍 하였습니다.  


하쿠산에서 발원해서 이시카와현을 흐르는 테도리가와


요시다주조점의 기본 경영철학은 고객제일주의입니다. 오사카 상인의 철학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먼저 고객이 좋아할 제품을 철저히 만들어내면 이익은 반드시 따라온다는 철학입니다.


1870년에 창업하여 150주년이 되던 2020년에 7대째 사장 요시다 야스유키(吉田 泰之)씨가 가업을 이어받았습니다.

이때부터 꾸준히 사랑받던 양조장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게 되는데 기존의 테도리가와의 라인업 이외에 '요시다구라u'라는 브랜드를 2021년 11월부터 새롭게 론칭을 시작한 것입니다.


'요시다구라u' 이시카와몬


음식, 자연, 사람에 다가서는 내추럴하고 부드러운 사케라는 콘셉트로 기존 노토토지의 특징인 야마하이 등의 전통양조기법에 모던화를 더한 것이 인기의 비결이었습니다.



요시다주조점은 주목해야 할 여러 라인업이 있는데 간략하게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테도리가와 : 요시다주조점의 레귤러 기존 브랜드입니다.


* 요시다구라 : 현지의 쌀과 현지의 효모 등 all 현지화를 지향하며 단순히 현지의 재료를 썼다는 사실보다 정말 맛있는 술로서 현지인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하며 자랑하고 싶게 만든다는 것이 아주 주목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요시다구라 - 홈페이지 인용


* 요시다구라u: 붓글씨의 요시다구라 라벨이 아니라 펜글씨의 세련된 디자인의 요시다구라 시리즈의 일종입니다. 전통과 혁신 그리고 원점으로의 회귀를 겸비하고 있는 사케입니다.

새로운 맛에 대한 탐구가 주 콘셉트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맛이 훌륭합니다.

u를 붙인 이유는 자연과 사람과 요리에 상냥하고 부드럽기(優しい)를 희망한다는 테마이기 때문인데 이 優라는 한자의 음읽기가 유(u)입니다. 또 당신(you)에게 전하고 싶다는 의미도 담아서 u를 덧붙였다고 합니다.


요시다구라u

이시카와의 사케가 노토토지의 영향이 상당히 강한데 야마하이 중심으로 제조하는 다소 네거티브할 수 있는 노토토지의 특징을 강점으로 전환해서 재해석한 부분을 정말 높이 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쪼록 기존의 오리지널 라인업인 테도리가와도 말할 것도 없겠거니와 요시다구라와 요시다구라u는 와인 글라스로 마시는 최근의 사케 트렌드에도 정확하게 부합하기 때문에 강력추천하는 사케가 되겠습니다.


최근 전국 각지에 많이 유통되고 있습니다만 이시카와현의 카나자와는 도쿄에서 신칸센도 운행을 하기에 한번 들릴 기회가 있다면 꼭 이 테도리가와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테도리가와와 요시다구라 - 홈페이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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