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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Aug 06. 2024

소주韓잔 사케日잔-88: 타케츠루(竹鶴)

한국무역협회 투고 : 여든여덟 번째 이야기

타케츠루 (竹鶴, たけつる)

 - 타케츠루주조, 히로시마현 타케하라시 (広島県 竹原市)

 -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이자 닛카위스키의 창업자인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생가

 - 1733년 창업한 히로시마의 작은 교토라 불리는 타케하라의 노포

 - 히로시마현에서 최초로 키모토 제조방식 부활시킨 양조장



사케 칼럼이지만 잠시 위스키 얘기를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세계 5대 위스키로 들어가게 된 일본 위스키(JAPANESE WHISKY)의 원조를 혹시 아십니까.


현재 일본의 위스키는 산토리, 닛카, 키린에서 일본 위스키의 대부분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일본 위스키 - 위스키매거진 인용


사케도 사케지만 일본 위스키의 인기는 최근 하늘을 찌릅니다. 기호품으로서도 투자가치 상품으로서도 선물로도 최고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품귀현상이 심해져서 더욱더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듯합니다.

위스키는 기본적인 숙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요가 있다고 해서 바로 공급할 수 없고 또 해외로부터의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야마자키 55년 산의 경우는 2020년 홍콩 본햄스 경매에서 620만 홍콩달러로 낙찰되어 지금 환율로 하면 한국돈으로 10억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야마자키 55년 산 - 위스키매거진 인용


서양의 술이 일본으로 들어온 최초의 사례는 1543년에 타네가시마에 총이 들어온 시기의 남반슈(南蛮酒)라는 포르투갈 와인이었습니다.


위스키는 에도시대 말기 1853년에 페리제독이 흑선을 타고 들어왔을 때 최초로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정식으로 수입으로 들어오다 1923년 관동대지진이 끝났을 무렵부터 본격적인 일본 위스키의 증류가 시작됩니다. 최초의 증류소는 교토 외곽의 야마자키쿄라는 협곡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타케츠루 마사타카 - 닛카위스키 홈페이지 인용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람은 두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토리이 신지로(鳥井 信治郎)와 타케츠루 마사타카(竹鶴 政孝)입니다.


1899년에 토리이 신지로가 오사카에 와인생산을 목적으로 토리이쇼텐(鳥井商店)을 창업하고 아카다마 포트와인이라는 와인이 대박을 터뜨리게 됩니다. 이 성공을 기반으로 1923년에 위스키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 셋츠주조 소속으로 위스키를 배우기 위해 스코틀랜드에 파견되었던 타케츠루 마사타카를 야마자키 증류소에 초대 공장장으로 스카우트합니다.


이윽고 1929년에 일본 첫 위스키인 시로후다(白札)가 발매가 됩니다. 시로후다는 하얀 라벨이라는 뜻으로 통칭 화이트로 불리게 됩니다.


최초의 일본 위스키 시로후다 - 산토리 홈페이지 인용


재미난 것은 1906년에 토리이쇼텐은 고토부키야로 사명을 변경했다가 다시 1963년에 지금의 산토리로 사명을 변경하게 됩니다. 그 네이밍이 재미있는데 산토리의 최초의 대박 상품이 아카다마 포트와인이었습니다.


아카다마(赤玉)는 빨간색 구슬 즉 일장기의 상징이기도 한 태양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아카다마를 영어로 하면 태양이니까 SUN이 되고 창업자인 토리이(鳥井)의 이름을 붙여서 만든 사명이 산토리인 것입니다.


산토리의 부흥을 이끈 아카다마 포트와인 - 산토리 홈페이지 인용


타케츠루 마사타카는 이후 본격적 스카치 위스키를 만들기위해 토리이 신지로와 헤어지고 1934년에 스코틀랜드와 가장 기후가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홋카이도 요이치에 다이닛폰카쥬(大日本果汁, 대일본과즙)를 설립해서 독자적인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위스키는 제품으로 완성되어 나오기까지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창업 초기에는 사과과즙을 판매하며 경영을 이어오다 1940년에 드디어 첫 위스키를 발매하게 됩니다.


그리고 1952년에 다이닛폰카쥬(大日本果汁)라는 이름에서 두 글자를 따서 닛카(日果) 위스키로 사명을 개명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타케츠루 마사타카는 산토리에서 실질적인 위스키의 시조였고 이후 인생을 일본 위스키에 바치면서 일본에서는 위스키의 아버지라 불립니다.




위스키가 아닌 사케 타케츠루


금일의 사케 칼럼에 위스키가 나온 이유는 바로 이 위스키의 아버지 타케츠루가 사케 양조장 집안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그 양조장은 현재도 사케를 생산하고 있으며 그 사케를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타케츠루라는 위스키 브랜드로 닛카위스키에서 발매도 되고 있어서 혼선이 있을 수 있는데 전혀 다른 타케츠루 주조라는 회사가 히로시마에서 사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타케츠루 주조는 히시마현의 중부에 소금 생산으로 번창했던 타케하라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1733년 창업했습니다.


대부분 인공효모로 양조를 하고 있는 요즘 전통적 제조방식인 키모토 제조를 히로시마현에서는 처음으로 2004년에 부활시킨 전통방식의 양조장입니다.


양조장 한쪽에 지하 126m에서 솟아나는 청정한 물로 술을 빚고 있습니다. 이 물은 염화물 이온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사케를 묵직하면서 깔끔하게 하며 감칠맛이 풍부합니다.




양조장이 있는 타케하라시는 혼슈와 시코쿠 사이에 있는 내해인 세토나이카이에 접하고 있는데 사방이 육지로 둘러싸여 있어 산으로부터의 풍부한 영양이 공급되고 섬들 사이를 지나는 조류는 빨라서 물고기들이 작고 살이 탄탄합니다.   


이 물고기들과 타케츠루의 감칠맛나는 주질이 상당히 마리아주가 좋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타케츠루 뿐만 아니라 일본의 지방에 가면 현지 사케인 지자케와 그 지역의 향토요리를 함께 드실 것을 적극 추천하는 것입니다.

현지의 풍토에 맞게 자란 쌀로 만든 사케와 현지 음식은 궁합이 늘 좋기 때문입니다.


타케하라는 아키(히로시마의 옛 지명)의 쇼쿄토라고 합니다. 쇼쿄토(小京都)는 작은 교토라는 뜻으로 오래된 거리나 풍경과 운치가 교토와 비슷한 일본 각지의 애칭 또는 별칭입니다.


츄교쿠지방 히로시마현 타케하라시


전국교토회의라는 단체에서 관리하는데 다음의 3가지 중 하나만 해당되면 가입 자격이 주어집니다.

첫째는 교토를 닮은 자연과 경관이어야 하고, 둘째는 교토와 역사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하며, 셋째는 교토와 관련된 전통적인 산업이나 예능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걸 행정적으로 제도화한다는 게 참 일본스럽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2021년 4월 시점에 40개의 행정구역이 가맹되어 있으며 최고로 많을 때는 2018년도에 63개의 행정구역이 가맹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타케하라시의 거리는 '중요 전통적 건조물 보존지구'로 선정되어 있으며 아름다운 도시경관 100선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고즈넉한 교토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타케하라시 - 히로시마현 홈페이지 인용


타케하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죽순이라고는 하나 위스키의 아버지이자 역사적 양조장인 타케츠루가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사케 자체만으로는 타케츠루가 전통적이며 트렌드에도 맞지 않아서 그렇게 추천할 브랜드는 아니지만 산토리와 닛카위스키의 역사적 스토리를 담고 있는 그 배경으로는 충분히 소개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져 기고하게 되었습니다.


타케츠루가 위스키만 있는 게 아닌 사실을 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상당한 사케 전문가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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