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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사마 jemisama Oct 09. 2024

소주韓잔 사케日잔-95: 아베(あべ)

한국무역협회 투고 : 아흔다섯 번째 이야기

아베 (阿部, あべ)

 - 아베 주조, 니가타현 카시와자키시 (新潟県 柏崎市)

 - 기존 '코시노 오토코야마' 브랜드에서 혁신적인 아베를 2015년에 출시

 - 사케 최고 생산지인 니가타 내 1위의 권위

 -  음식점 평가회사에서 돌아온 6대째 사장이 음식점과 맞는 철저한 사케 주조



일본에선 일반적으로 쌀 하면 니가타를 떠올리고 니가타 하면 사케를 떠올립니다.

수도꼭지를 틀면 쿠보타가 흘러나온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로 니가타는 곧 사케를 대변합니다.


니가타는 일본 내에서 47 도도부현 중 5번째로 큰 면적을 가진 곳으로 대부분 쌀 재배지역과 사케 양조지역은 나가오카, 우오누마 지역으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쿠보타, 타카치요, 핫카이산, 카쿠레이, 카모스모리 등이 그렇습니다.  


이런 니가타의 우리의 동해에 해당하는 바닷가에 위치한 카시와자키시라는 곳에 니가타에서도 내로라하는 명주가 있어서 소개를 드리고자 합니다. 니가타는 일본에서 가장 많은 양조장을 가진 현이며 아무리 엄청난 명주라도 명함 내밀기가 쉽지 않은 사케의 8 학군 같은 느낌의 지역입니다.


츄부지방 니가타현 카시와자키시


사케 랭킹 사이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SAKE TIME이라는 곳의 랭킹에서는 니가타 1위가 금번 소개할 아베라는 사케입니다.


쉽게 말해 쿠보타, 핫카이산, 코시노캄바이 같은 기라성 같은 명주들을 다 제쳐버린 어마어마한 사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베(阿部)는 1804년 창업한 브랜드와 이름이 같은 아베 주조에서 양조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에게 친숙한 아베(安倍) 전 총리와는 발음은 같아도 한자가 다릅니다. 그런데도 자꾸 헷갈리는 건 라벨에 한자를 표기하지 않고 아베라는 히라가나만을 표기하기에 더욱 혼동을 가져다주는 것 같습니다.


아베 - 홈페이지 인용

명주를 생산하는 각 양조장은 저마다의 철학과 고집을 투영시킨 공정이 있습니다. 아베는 바로 술덧(모로미)에서 사케와 술지게미를 분리하는 압착과정에 상당한 고집을 갖고 있습니다.

일반 양조장에서는 대부분 야부타 방식이라는 공정으로 기계적으로 강한 힘을 주어 압착을 진행하는데 아베 주조는 천으로 된 술주머니에 술덧을 넣고 나무틀에다가 중복해서 쌓은 다음, 서서히 자연적으로 흘러나오는 술을 담아냅니다. 이를 후네시보리(槽絞り)라고 하는데 기계적으로 1일이면 끝날 작업을 4일에 걸쳐 천천히 정성과 혼을 담아 짜냅니다.


후네시보리 공정 - 홈페이지 인용

단순히 주조를 업무라 생각해 빨리빨리 각 공정을 효율적으로 끝내고 대량생산을 재촉하는 방식은 최대한 멀리합니다. 발효와 술을 빚어내는 수고를 즐긴다는 마음을 가지고 매번 호기심으로 사케라는 작품을 압도적인 수준으로 만들어 낸다는 생각입니다.


1981년생인 6대째 젊은 사장인 아베 유타 씨는 전 직장이 음식점을 평가하는 구루나비라는 곳이었는데 음식점을 평가했던 일을 해왔던 만큼 요리와 잘 어울리는 사케를 주 콘셉트로 해서 2015년부터 론칭한 술이 바로 아베입니다.


그 이전의 브랜드는 '코시노 오토코야마'(越乃男山)라는 사케였으며 그때까지만 해도 상당히 경영상태가 나빴습니다. 2013년에 양조장으로 돌아와 가업을 이어받게 되는데 3년만 더 늦었더라면 아마 망했을 거라는 스스로의 자조까지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아베의 기존 브랜드인 '코시노 오토코야마' - 홈페이지 인용


아베 유타 씨의 4가지 확고한 양조 철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레스토랑의 처음과 마지막까지!

고객이 사케를 마실 장면을 상정하면서 양조에 임한다는 것입니다.

식전주, 식중주, 식후주와 같은 장면을 떠올리면서 그에 맞는 주질과 콘셉트를 맞춰 양조합니다.


두 번째, 항상 주조를 즐기자!

일단 사케 만들기를 즐기면서 그 과정에서 하고 싶은 것은 다 하자는 것입니다.


세 번째, 압도적으로 뛰어난 맛을 목표로!

그냥 맛있는 사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타사보다 10배 100배 더 노력해서 압도적인 퍼포먼스가 나타나는 사케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항상 도전자의 마인드!

전통 산업인 사케업계는 시대가 바뀌면서 사양 산업이 되었습니다. 폐업까지도 생각을 했던지라 항상 도전하고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베는 기본적으로 원재료인 쌀은 100% 니가타 산 만을 고집하며, 그중에서도 70%는 양조장이 있는 카시와자키시의 쌀을 쓰고 있습니다.


모든 아베 시리즈는 물을 타지 않은 원주로 생산하며 쌀의 감칠맛과 산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주질 설계의 핵심입니다. 한정판 계절주의 생산에 상당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아베의 가장 핵심 라인업이기도 합니다.



간단히 아베의 일부 시리즈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쥰마이

정미비율 80%의 아베 시리즈의 가장 스테디셀러입니다.

전반적 밸런스가 좋고, 쉽게 질리지 않으며 깔끔한 사케이며 1년 내내 연중 판매되는 상품입니다.


아베 쥰마이 - 홈페이지 인용


* 쥰마이긴죠

쥰마이긴죠 역시 아베의 스테디셀러로 쥰마이보다는 향이 진하고 산미가 조금 강합니다.

정미비율 60%이며 효모는 쿄카이901호를 쓰고 있습니다.


아베 쥰마이긴죠 - 홈페이지 인용

* 나츠자케

여름에 한정되어 나오는 한정판 사케입니다. 산미가 두드러지며 상쾌하며 아주 마시기 편합니다.

정미비율 60%이며 니가타 G9 효모를 쓰고 매년 6월경에 출시가 됩니다.


아베 나츠자케 - 홈페이지 인용

* 타카네니시키 쥰마이긴죠

니가타현 주조호적미인 타카네니시키를 100% 사용한 쥰마이긴죠입니다.

쥬시한 달콤함과 감칠맛, 그리고 타카네니시키만의 깔끔함이 공존합니다.

정미비율 60%이며 매년 2~3월 경에 출시가 되는 한정판입니다.


아베 타카네니시키 쥰마이긴죠 - 홈페이지 인용

* 라쿠후마이 쥰마이긴죠

같은 지역인 카시와자키시에서 개발한 주조호적미로서는 신품종인 라쿠후마이를 100% 사용한 쥰마이긴죠입니다. 정미비율은 60%이며 매년 3~4월경에 출시가 됩니다. 깔끔하고 단아한 맛이 특징이며 상쾌한 산미가 인상적입니다.


아베 라쿠후마이 쥰마이긴죠 - 홈페이지 인용

* 잇본지메 쥰마이긴죠

니가타를 베이스로 하는 주조호적미인 잇본지메를 100% 사용한 쥰마이긴죠입니다.

쌀의 단맛이 잘 배어 있고, 식중주로서의 밸런스가 상당합니다.

정미비율은 60%이며 매년 1월에 출시되는 한정판 사케입니다.


아베 잇본지메 쥰마이긴죠 - 홈페이지 인용

* 쥰마이다이긴죠

아베시리즈를 대표하는 플래그쉽 사케로, 45%의 정미비율로 잡미가 없으며 상당히 프루티 합니다.

이 역시 카시와자키시에서 생산되는 주조호적미인 코시카구라를 100% 사용했으며, 쥬시 하면서 농후하며 뒷맛이 깔끔하게 떨어집니다. 매년 3월경에 출시되는 한정판 사케입니다.

아베 쥰마이다이긴죠 - 홈페이지 인용


명주 들은 생각보다 덜 알려진 경우가 많고, 평가가 박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 모든 걸 뛰어넘는 건 확실한 철학과 굽히지 않는 소신 등이 반영된 주조일 겁니다.

아베도 은연중에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명주인 듯합니다.

읽기도 쉬운 라벨에 속하니 보이면 바로 주문할 수 있는 기회를 꼭 가지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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