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코야마 (男山, おとこやま)
- 오토코야마 주조,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 국립공원 타이세츠 산 계열의 만년설을 이용해서 양조
- 효고현 이타미의 모멘야 야마모토 혼케가 본가, 야마자키 주조가 정통을 이어 재창업
- 전국에 무수한 오토코야마가 있으나, 여기가 오리지널
이전 회사에서 미국의 사장님이 오시면 늘 사케를 찾을 때 오토코야마를 찾으셨습니다. 일본에선 그렇게 유명한 사케가 아닌데 왜 유독 매번 이 사케를 찾는지 몰랐습니다. 단순히 한국 음독으로 남산 없냐고 그러셨는데 일본에선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바로 홋카이도에서 나오는 사케다 보니 도쿄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오토코야마는 하나의 브랜드가 아니었습니다. 마사무네처럼 전국 각지에 'ㅇㅇ오토코야마'가 무수히 많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되었는데 몇 년 전 홋카이도에 여행을 하게 되면서 많은 궁금증이 풀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홋카이도의 최중심이자 홋카이도의 배꼽이라고 불리는 지역이 바로 카미카와라는 곳입니다. 홋카이도는 워낙 넓다 보니까 14개의 행정구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중에서 이 카미카와라는 곳에 후라노, 비에이, 타이세츠 국립공원 등이 여기에 몰려있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동물원이 아사히카와에 있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이라고 일본 동물원계의 성지입니다. 이 카미카와의 최중심도시이자 홋카이도에서 삿포로 다음으로 큰 도시가 바로 아사히카와입니다.
홋카이도 사케의 최고봉도 바로 이 카미카와에 위치한 카미카와타이세츠라는 사케입니다. 여러모로 이곳은 지나칠 수 없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 곳입니다.
오토코야마 주조는 이 아사히카와에서 자리를 잡고있으며, 1977년 사케 최초로 몽드셀렉션에서 금상을 수상한 후, 4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수상을 이어오고 있으며, 전국 신주감평회에서도 단골 금상 수상양조장입니다.
1984년에 본격적으로 미국에 진출했고 현재는 출하량의 약 20%를 약 20여 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에도시대에는 에도막부의 관용주(官用酒)이기도 했으며, 풍속화인 우키요에에도 그려질 정도로 유명했던 오토코야마는 사케의 발상지 중 한 곳이라 불리는 칸사이의 이타미의 모멘야 야마모토 혼케(木綿屋山本本家)가 본가인 명주입니다.
현재 오토코야마 주조의 전신인 야마자키 주조는 1887년 홋카이도에서 창업했습니다. 겨울 평균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내려가는 한랭지역인 홋카이도이다 보니 주질이 그렇게 좋질 못했고 혼슈에 지지 않는 술을 만드는 것이 일생일대의 목표였습니다. 1968년 야마자키 주조는 보다 더 나은 사케를 만들기 위해서 메이지 초기에 폐업했던 오토코야마의 원조인 이타미의 모멘야를 찾아갑니다. 이때만 해도 마사무네처럼 각지에서 오토코야마를 붙인 브랜드가 넘쳐나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때 본가의 사장으로부터 인감을 받아 들고는 홋카이도에 신사옥을 준공하면서 브랜드와 회사명까지 모두 오토코야마로 개명하게 되면서 정통 오토코야마를 이어가게 됩니다.
카미카와타이세츠산은 일본의 백 명산에 드는 국립공원입니다. 그 만년설에서 나오는 복류수로 오토코야마를 빚어내고 있습니다. 사케 한잔에 대륙의 기질과 웅장함에 그대로 묻어나옵니다.
나나츠우메(七ツ梅), 켄비시(剣菱)와 더불어 오토코야마는 일본 고대의 3대 사케 브랜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도 전국에 ㅇㅇ오토코야마가 많이 퍼지게 된 것도 이미 대명사화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전국의 오토코야마가 붙은 브랜드는 아오모리현의 무츠오토코야마(陸奥男山), 후쿠시마현의 아이즈오토코야마(会津男山), 카이토오토코야마(開当男山), 야마나시현의 카이오토코야마(甲斐男山), 야마구치현의 킨긴도오토코야마(金銀銅男山) 등 총 20개가 넘는 수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의 오토코야마
오토코야마의 간략한 라인업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토코야마 쥰마이다이긴죠
수작업으로 빚어지는 오토코야마의 최고봉
1977년 사케 최초로 몽드셀렉션에서 금상을 수상한 장본인
특정명칭 종류 : 쥰마이다이긴죠
정미비율 : 38%
알코올도수 : 16%
맛 : 약간 카라구치
오토코야마 쥰마이슈
홋카이도의 맑은 기후가 빚어내는 명주
산미가 날렵한 샤프한 맛이 인상적이고 해산물과의 페어링이 압도적
특정명칭 종류 : 토쿠베츠 쥰마이슈
정미비율 : 55%
알코올도수 : 15%
맛 : 상당한 카라구치
오토코야마 키모토
전통적 양조법으로 빚은 쌀의 감칠맛을 즐길 수 있는 사케
자연의 힘으로 효모를 기르는 전통적인 양조법인 키모토
온도대별로 다양한 사케의 맛 경험 가능
특정명칭 종류 : 토쿠베츠 쥰마이슈
정미비율 : 60%
알코올도수 : 15%
맛 : 카라구치
오토코야마 키모토 혼죠조
전통의 맛을 더 친근하고 더 마시기 쉽게 세팅된 사케
쌀 본연의 감칠맛이 돋보이고 살짝 아마구치도 느껴지는 사케
특정명칭 종류 : 토쿠베츠 혼죠조
정미비율 : 60%
알코올도수 : 15%
맛 : 약한 아마구치
오토코야마 키타노이나호 다이긴죠
40%까지 정미한 다이긴죠, 맛이 부드럽고 잡미가 없으며 여운마저 부드러움이 특징
특정명칭 종류 : 다이긴
정미비율 : 40%
알코올도수 : 16%
맛 : 약한 아마구치
오토코야마의 기본메뉴 칸슈(寒酒)
겨울에 담근 오리지널 브랜드, 차게 마시면 목 넘김이 좋고 데워마시면 감칠맛이 살아나는 것이 특징
특정명칭 종류 : 토쿠베츠 혼죠조
정미비율 : 60%
알코올도수 : 13%
맛 : 아마구치
오토코야마 모멘야
350여 년 전의 오리지널 상호를 사용한 브랜드
여운이 없고 목 넘김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
특정명칭 종류 : 토쿠베츠 쥰마이
정미비율 : 55%
알코올도수 : 15%
맛 : 카라구치
오토코야마 주조에 들리면 자료관이 있는데 350여 년간의 역사와 사케 제조의 문화를 전달하는 자료관입니다. 이 지역을 방문할 때 비에이, 후라노, 아사히카와와 함께 들릴 수 있는 코스로 유명하며 연간 20만 명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삿포로에 들린다면 삿포로맥주의 자료관을 들리시고 조금 더 여유가 있으시다면 아사히카와에서는 오토코야마의 자료관에 들러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