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MMA의 물건들

프롤로그

by JEMMA

그동안 많은 물건들을 샀다.

그중 대부분은 금방 질려서 어딘가에 내팽개치고 새로운 걸 찾았다.

그러나 좀처럼 버릴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그것들은 지난날에 마음을 준 것들, 추억이 된 것들, 떠나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들에서 비롯되었다.


왜 나는 그것들을 버릴 수 없었으며 다른 것들로 대체하지 않았을까?

웃음과 눈물과 지난 삶을 고스란히 빨아들여 나의 일부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마치 해리포터의 호크룩스처럼 나의 영혼이 조금 쏟아져 들어가 버린 탓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하여 이 물건들을 보며 나는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미처 표출하지 못한, 자신에게조차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은 내면의 진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함께 희로애락을 겪으며 의식하지 못한 순간에조차 비밀스러운 나의 애증을 흡수해 버린 내 소지품들은 살아 있는 무생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어쩌면 내가 잠든 사이에 속삭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게 어떤 자장가를 불러주고 있을까.


그러한 엉뚱한 상상에서 이 글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