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가수, 영원한 팬
7월 말~8월 초는 휴가 기간이기도 하고, 그동안 일이 많아서 글을 많이 쓰지 못했다. 그래서 당분간 쉬어가는 타임으로 약간 가볍게 쓰면서 숨 고르기를 하려고 한다.
휴가의 시작으로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다녀왔다. 내가 유일하게 팬클럽에도 가입하고 콘서트를 쫓아다니는 가수다. 나는 학창 시절에도 이런 걸 해본 적이 없다. 기본적으로 누군가를 존경하거나 깊이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 누구의 팬이 되어본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어느새 이 가수의 팬이 되어 모든 앨범을 섭렵하고, 유튜브 탑골공원(?)에서 예전 영상을 있는 대로 찾아보고, 팬클럽에 가입해서 가수의 생일에 광고판이나 선물을 살 돈을 보내고, 메시지를 보내고, 콘서트에 따라다니고 있다. 물론 찐 극성팬처럼은 못한다. 그래도 내가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다.
본격적으로 이 가수의 팬이 된 건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때였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인생의 2막에 도전하려던 나는 코로나의 직격타를 맞았다. 뚫고 나가려고 했지만 번번이 미끄러졌다. 내 삶에서 좌절이란 좌절은 모조리 맛봤던 시기였다. 억울하고 분했다.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 집에 틀어박혀 칩거 생활을 했다. 그러다 이 가수가 나오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팬까지는 아니었지만 꽤 오래전부터 좋아하던 가수였다. 그래서 이 가수가 시련을 겪은 뒤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재기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실제로 그 경연 프로가 방송될 때 엄청 열심히 본방사수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정신없이 사느라 잊었는데 코로나 은둔 기간 동안 유튜브 알고리즘을 따라 파도타기를 하던 중 다시 발견하였다. 그렇게 출구 없는 입덕을 하게 되었다.
내가 이 가수를 좋아하는 이유는 좌절과 고난 몰아주기를 당해도 여전히 본인의 일을 사랑했고, 필사적으로 재기할 기회를 붙잡았고, 늙어도 늙지 않는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내 삶이 일생일대의 위기에 처해 있었을 때, 이 가수가 삶을 헤쳐나간 이야기를 듣고 큰 위로가 되었다. 다 망해버린 것 같은 삶을 다시 일으켜보자고 다짐하고 다시 힘을 내서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한 요소들 중 하나였다.
31년 차 가수의 나이 든 목소리를 들으면 눈물이 난다. 노장 가수의 목소리에서 세월의 맛이 난다. 전성기와 쇠락,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전히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모습이 멋지다. 요즘에 나는 이 가수의 예전 젊었을 때 앨범보다는 최근 공연에서 부르는 노래를 주로 듣는다. 이번 공연도 최고였다. 가수도 팬도 젊은 시절 그 마음 그대로였다. 가수는 70살까지 노래하겠다고 했다. 부디 건강히 그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나의 가수 늘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