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슬픔
내 마지막 사랑의 표현은 사과였다. 달달 떨리는 손으로 냉장고에서 사과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엄마집으로 갔다. 온통 눈물범벅이 된 모습이어서 주차장에서 조금 모습을 가다듬었다. 엄마가 보시면 더 마음 아프실 테니까…
쵸이는 몸을 아크릴 울타리에 겨우 기대어 서있었다. 쵸이를 안고 쓰다듬고 사랑한다 말했지만 전해지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어떤 표현을 해야 내 마음이 전해질까?
가져온 사과를 강판에 갈았다. 어릴 때부터 쵸이는 사과를 좋아했다. 아삭아삭 소리를 내며 먹는 그 소리를 나는 참 좋아했다. 이제 그렇게 먹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과맛은 기억할 거야. 평소라면 생과일을 먹으면 설사를 해서 주지 못했겠지만 오늘은… 오늘은… 내가 주는 마지막 사랑의 표현이었다.
사과즙을 먹여주는데 쵸이는 곧 잘 받아먹었다. 그 모습에 더 마음이 쓰려왔다. “쵸이야 맛있게 먹어”
쵸이에게 준 사과는 내게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힘겹지만 그동안 살아 있어 줘서 고마웠어’,
‘소중하고 귀한 우리 쵸이’라는 내 마음의 표현이고 사랑이다.
약속한 시간 2시
내 품에 안겨 쌔근쌔근 콧소리를 내며 푹 잠이 든 모습으로 쵸이의 심장이 멈췄다. 내 머릿속은 온통 고통과 미안함 슬픔 안쓰러움 후회로 가득 차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흐를 뿐
쵸이를 깨끗이 소독해 주고 정성껏 수의를 입혀주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멈추지 않을 것 같던 눈물이 그 경건함 앞에서 조금씩 멈추고 있었다. 한 시간가량 정성껏 염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쵸이가 고통 없이 편안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쵸이가 관속에서 꽃과 함께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그 순간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왔다.
“쵸이니? 훨훨 날았다니 듯 천국에서 행복하게 지내다가 나중에 우리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