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추억으로...
싸이월드가 다시 오픈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기억 속 저 편으로 사라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찾아 겨우겨우 접속을 했고, 그리고 바로 탈퇴했다.
20대의 흑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추억의 공간.
몇 년 전에 한 번 접속해서, 올려둔 사진이며 글이며 백업을 해 둘까 싶기도 했는데, 귀찮기도 했고, 크게 의미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그냥 두었다. 그때도 탈퇴 시도를 했는데, 내가 개설한 클럽이 있으므로 누군가에게 클럽장을 넘겨주기 전까지는 탈퇴가 안된다고 했다. 이런 복잡할 때가...
그리고 얼마 후, 싸이월드가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소송에 얽혀 있다는 둥, 험한 소식이 이어지더니, 끝내 어딘가에 인수가 되어 재개장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했다.
하루빨리 재개장하기만을 바랬던 1인이었는데, 다름 아니라, 이번에는 제대로 탈퇴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탈퇴 버튼을 누르는 순간, "이대로 헤어질 수 없어요. 정말 떠나시겠어요?" 였던가, 발목을 붙잡는 메시지를 보고 잠시 망설이긴 했지만, 결국, 이별 선언.
간직하고픈 글과 사진이 없지 않았지만, 과감히 떠나보냈다. 추억은 모두의 기억 속에 존재할 때가 제일 아름다운 것 같다.
어디선가 묵묵히 하루하루 잘 살아내고 있을 나의 풋풋한 시절을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띄운다.
시키지 않아도 자기 일을 책임감 있게 완수하는 꾸준한 한국인의 전형을 보여줬던 친구들아, K-직장인이라면 이번 여름 무지막지한 폭우에도 굴하지 않고 출근했을 것이고, 지금 쯤이면 당연히 팀장 자리에 올라 있겠지. 엄마 아빠가 되었다면 그 누구보다 똑 부러지게 아이들을 키우고 있을 거야. 공부를 계속 이어갔다면 어디선가 교편을 잡고 있겠지.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평범하게' 또는 '특별하게' 그저 잘 지내길. 그 길의 끝에서 ‘평안에 이르기를’('나의 아저씨' 대사 중) 바란다.
끝으로, 어느 여름, 내 방 창가를 밀고 들어오는 습한 공기 속에서 감성에 젖어 신중하게 배경음악을 고르고, 사진을 올리고, 싸이월드 ‘다이어리’에 일기를 쓰며(1촌 공개로) 관심받기를 좋아하던 그이는 여전히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제는 드러내는 것보다 감추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는, 아직은 익명이지만 초보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소식만 짧게 전한다. :)